<내년 산업 전망>제약·바이오·車 ‘기대’… 중공업·조선·전기전자 ‘걱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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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산업 좌우 3대 변수
환율·유가·中 내수경기

국내 제조업체들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내년에 올해보다 선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업종으로 제약·바이오, 자동차, 석유·화학 등이 꼽혔다.

반면 중공업·조선, 전기·전자, 항공·해운 업종 등은 올해보다 악화하거나 고전을 면치 못할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주요 산업별로 호·불황을 가름한 3대 변수로는 ‘환율, 유가, 중국 내수경기’를 지목했다.

이는 문화일보가 30대 그룹 기업설명회(IR) 담당 임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내년 업종별 경제 전망’ 긴급 설문조사 결과에서 확인됐다. 설문은 지난 24∼26일에 이메일과 전화, 직접 면담 등의 방식으로 진행됐다.

27일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산업 가운데 지난해보다 어떤 산업이 회복하거나 선전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해 ‘제약·바이오’를 꼽은 답이 33.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자동차’(16.7%), ‘석유·화학’(13.3%) 등의 순으로 파악됐다. 이는 제조업 등이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한국경제를 이끌 성장동력으로 최근 제약·바이오산업이 주목을 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 세계 제약·바이오산업은 신종 질환 증가와 인구 고령화 심화로 인한 의료비 증가 등으로 고속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유가 하락과 중국 경기둔화 우려로 고전하던 석유·화학 업종도 투자성과가 가시화하면서 내년부터 호황을 맞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반면 ‘내년 국내 산업 가운데 올해와 비교해 악화할 산업’으로는 53.3%가 ‘중공업·조선’을 지목했으며, 이어 ‘전기·전자’(16.7%), ‘항공·해운’(6.7%) 순이었다.

대외 불안요인에 대한 질문에는 ‘중국경제의 성장세 둔화’(53.3%), ‘미국의 금리 인상 등 경기 회복 지연’(30%)이라고 답해 ‘미국과 중국(G2)’발 위기가 정치·외교뿐만 아니라 경제분야에서도 최대 변수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2016년 국내 주요 산업별 호·불황을 가름할 3대 변수로 ‘환율, 유가, 중국 내수경기’를 제시한 것은 수출 및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의 특성을 고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내년에도 전기·전자 업종은 환율이 가장 큰 대외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올해 1분기에 8000억 원가량의 환차손을 입었지만 3분기에는 전체 사업부문에서 8000억 원에 가까운 환율 효과를 봤다.

특히 내년에는 경영계획의 기본인 환율 예상 편차가 커 사업계획을 짜기도 어렵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30대 그룹의 한 임원은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할 경우 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개도국 재무 상황 악화를 시작으로 한 수출시장 축소, 소비 정체, 제조업 기반 약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고착화할 수 있다”며 “우리나라처럼 수출산업에 성장 기반을 둔 국가 입장에서는 내년에도 유가와 환율이 경제에 변수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박민철·방승배·장병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