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서준 “당분간 달콤한 여운 즐길 생각… 다음엔 내가 중심인 작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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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첫 주연 ‘…예뻤다’ 끝낸 박서준

“잘 끝나서 다행이에요.”

MBC ‘그녀는 예뻤다’(극본 조성희)를 마친 배우 박서준은 생각보다 담담하게 소감을 말했다. 로맨틱 코미디 장르가 침체기에 빠진 상황에서 지상파 드라마의 첫 주연을 맡았다. 하지만 ‘그녀는 예뻤다’는 2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거두며 로맨틱 코미디의 부활을 알렸다. 그와 함께 박서준이라는 새로운 주연급 배우의 탄생도 알렸다.

“과연 내가 이 작품을 끝까지 잘 끌고 갈 수 있을까 부담감이 컸어요. 조연을 맡았을 때보다 출연 분량이 많고 밤 새우는 일도 잦아지니 좋은 연기를 보이기 위한 컨디션 조절도 필수였죠. 연기력 못지않게 체력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모든 걸 새로 배운다는 생각으로 임한 작품이었죠.”

요즘 대중은 그를 ‘지부편’이라 부른다. 극 중 캐릭터였던 ‘지성준 부편집장’의 준말이다. 그에게 대표작이 생겼다는 의미다. 그의 팬들은 ‘지부편앓이’ 중이라 말한다. 박서준의 매력에 푹 빠졌다는 뜻이다. 분명 ‘그녀는 예뻤다’는 박서준의 20대를 장식할 만한 작품이다.

“20대 대표작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녀는 예뻤다’는 박서준에게 또 다른 시작을 열어준 작품이에요. 오히려 제가 온전히 중심이 된 작품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안에서 제 역할을 찾고 주인공 4명이 조화를 이루는 게 중요했죠. 다음 작품을 선택할 때는 제가 보다 이야기의 중심이 될 수 있는 작품을 고르지 않을까요?”

올해 박서준은 상반기와 하반기에 각각 MBC ‘킬미 힐미’와 ‘그녀는 예뻤다’를 선보였다. 두 작품 모두 성적이 좋았고 선배 배우 황정음과 호흡을 맞췄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하지만 ‘그녀는 예뻤다’에서 ‘킬미 힐미’의 잔상은 없었다. 두 사람이 새로운 캐릭터를 만나 또 다른 화학작용을 냈기에 ‘그녀는 예뻤다’가 성공할 수 있었다는 의미다.

“‘킬미 힐미’를 함께 하며 친해졌기 때문에 ‘그녀는 예뻤다’에서는 더 호흡이 잘 맞았어요. 한 작품에서 만나는 것도 대단한 인연인데 두 번이나 만났다는 건 축복이죠. 앞으로 또 만나기는 힘들지 않을까요?(웃음)”

박서준은 올해 드라마뿐만 아니라 영화 ‘뷰티 인사이드’와 ‘악의 연대기’도 선보여 호평받았다. 게다가 1988년생으로 올해 28세인 그는 이미 병역 의무까지 마쳤다. 이 때문에 내년에 또래 주연급 배우들이 군입대하면 그의 주가는 더욱 상승할 것으로 관측된다.

“남들보다 조금 일찍 다녀왔을 뿐인데 지금 제게는 큰 이점이에요. 마음먹은 대로 활동의 기회가 오지 않을 때 군복무하며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배웠죠. 그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이 모든 것이 나이 들면 더 좋은 연기를 보일 수 있는 재산이 될 거라 믿어요. 당분간은 지성준의 여운을 즐기려 해요. 지성준을 마음속에서 내보내야 다른 누군가를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