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甲질’ 노영민 수사예정… 政資法·금융업法 위반 가능성

문재인 대표, 엄정 감사 지시
본인 요청으로 감사중이지만
당무감사원은 징계권한 없어
윤리심판원 ‘개점휴업’ 상태

“방법 없다는 건 지도부 핑계”
혁신 뒷걸음질 비판 잇따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인 노영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출판사 카드 단말기를 이용해 책을 판 사건에 대해 고발이 접수돼 검찰이 수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도 2일 노 의원에 대한 철저한 당무 감사를 지시했다. 그러나 당 윤리심판원의 경우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여서 감사 결과 문제가 있다고 나오더라도 징계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서울남부지검 관계자는 “우편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고발장을 받아보지는 못했지만, 고발장이 접수되는 대로 내용을 확인하고 법리검토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인봉 새누리당 서울 종로 당협위원장은 전날 서울남부지검에 노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우편으로 제출했다.

법률전문가들은 노 의원에 대한 수사 및 처벌 근거가 상당하다고 보고 있다. 정치자금법 전문가인 황정근 변호사는 “노 의원이 원래 책값보다 싼 값으로 출판사에서 책을 넘겨받아 정가에 판 것처럼 돼 있던데, 소액이긴 하지만 그 차액을 불법 정치자금으로 볼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황 변호사는 “특히 공기업들이 법인 카드로 샀다면 법인이나 단체의 돈으로는 정치자금을 기부할 수 없다는 정치자금법 조항에도 위배된다”고 설명했다.

최진녕 변호사는 “만약 노 의원 측에서 가맹점 명의를 빌려서 단말기 결제를 했다면 여신전문금융업법 19조에 위반된다”며 “조사가 이뤄져야 알겠지만 처벌 근거는 상당해 보인다”고 말했다.

국세청 관계자는 “만약 책을 실제로 미리 산 후 판매했고 신고하지 않았을 경우 탈세가 될 수 있지만, (노 의원 시집 판매건의 )소득신고는 내년에 이뤄지는 문제로 사기 등 부정한 방법으로 매출을 누락하지 않았다면 조세포탈 여부를 미리 재단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가 끝나고 기자들과 만나 “당무감사원이 엄정하게 감사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엄정한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새정치연합은 노 의원이 스스로 당무감사원 감사를 요청해 사실관계를 확인 중이다. 아들의 로스쿨 졸업 통과를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신기남 의원 또한 당무감사원의 감찰을 받고 있다. 하지만 두 의원에 대한 감찰 결과 징계 사안이 확인되더라도 이를 징계할 방법은 사실상 없다. 당무감사원은 징계요구 권한만 있을 뿐, 징계 여부와 징계 수위는 윤리심판원이 결정한다. 현재 윤리심판원은 안병욱 위원장이 사의를 표하고, 현역 의원 3명이 위원직을 사퇴해 기능을 상실한 상태다.

당내에서는 혁신이 뒷걸음질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도부도 방법이 없다”는 당내 주장에 대해 익명을 요청한 한 의원은 “이런 사건들이 유권자 눈에 어떻게 보이겠냐”며 “방법이 없다는 건 지도부의 핑계일 뿐”이라고 말했다.

조성진·김다영 기자 threeme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