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진용 기자의 엔터 톡>권위있는 시상식 되기, 참 어렵죠?

지난 2일 홍콩에서 열린 ‘2015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드’(MAMA)에 다녀왔습니다. 아시아팬 1만 명이 모이고, 내로라하는 한류 스타들이 대거 출연한 축제였죠. 올해 7회째를 맞은 MAMA는 분명 한 해를 마무리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음악 시상식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해 이어 또 다시 축전을 띄우며 의미를 부여했죠.

그럼 이제부터 아쉬운 점을 짚어볼까 합니다. MAMA에 참석한 SM, YG, JYP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은 전체 시상 부문 중 약 70%를 휩쓸었습니다. 빅뱅, 엑소, 소녀시대, 샤이니, 박진영 등의 올해 활동이 두드러졌으니 불공정한 평가를 내렸다고 말할 수는 없겠죠.

그럼 이건 어떨까요? MAMA에 참석한 가수 중 90% 이상이 트로피를 받아갔습니다. ‘참석자=수상자’라는 등식이 거의 틀리지 않았다는 거죠. 참석자들이 홍콩까지 와야 하니, 빈손으로 돌아간다면 참석자들도 힘이 빠지고 비행기 티켓값을 대야 하는 주최사 역시 부담스럽긴 마찬가지일 겁니다. 하지만 수상자가 누구인지 빤히 보이고 수상의 희비가 엇갈리는 묘미가 없다면 시상식의 매력은 반감될 수밖에 없지 않을까요?

MAMA에는 정말 많은 가수가 참여합니다. 그래서 공연 시간만 5시간에 육박하죠. 주어진 시간을 빡빡하게 써도 무대에 오르지 못하는 가수들이 발생하곤 합니다. 이번에는 여자신인가수상을 받은 트와이스가 트로피는 받았지만 무대에 설 기회는 없었죠. 반면 남자신인가수상을 받은 아이콘은 3곡을 불렀습니다. 왜 그런 구성을 했는지 주최 측은 답이 없습니다. 하나 더 묻고 싶습니다. 올해 가요계에서 두각을 보이는 가수들을 위한 시상식에서 2년째 활동이 없는 걸그룹 2NE1은 왜 10분 넘는 공연 시간을 할애받은 건가요?

가요 관계자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지면 대다수는 이렇게 답합니다. “그걸 몰라서 물어요?”(아이콘, 2NE1은 같은 소속사 식구입니다.)

시상식 주최 과정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공정한 시상 못지않게 섭외가 ‘시상식의 꽃’이라 할 수 있죠. 그래서 MAMA는 권위있고, 완성도 높은 시상식이자 축제로 손꼽힙니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SM-YG-JYP, 3사 대표 가수들을 한자리에 모으고 그들이 히트곡 무대를 선사했으니까요.

지난주 끝난 시상식에 대해 왜 이제야 문제를 제기하느냐고요? 뒤늦게 딴지를 걸겠다는 것이 아니라, 내년에도 열릴 MAMA에서는 이런 문제를 타파해 보자는 취지입니다.

그리고 러닝타임 좀 줄입시다. 비행기 시간에 맞춰 먼저 자리를 뜬 가수도, 이들을 향해 일침을 놓은 가수의 수상 소감도 유쾌하진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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