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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5년 12월 17일(木)
개신교내 性소수자 문제 첫 공론화… 보수쪽 반발 거셀듯
NCCK ‘동성애 공론화’ 파장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 퀴어축제 지난 6월 28일 서울광장에서 열린 성 소수자들의 제16회 퀴어문화축제 모습. 당시 개신교 보수단체들은 이 축제에 반대하는 집회를 여는 등 극렬하게 반감을 표시했다. 연합뉴스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에
聖書가 이용 되어선 안돼”

각 교회 입장 서로 달라
‘하나된 주장’ 내기 힘들듯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가 17일 동성애에 관용적 입장을 표명하며 토론의 장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한국 교회가 무조건적 반대를 넘어 동성애 문제에 대한 제대로 된 논의를 해보자는 취지다. NCCK는 “소수나 약자를 정해놓고 탄압하는 것은 인권적인 탄압과 다를 바 없다”며 “혐오의 분위기나 담론을 교회가 많이 생성해내고 있는 가운데 골이 깊어질 경우 (사회로부터) 교회가 소외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앞으로 성 소수자들과의 간증·간담회, 토론회 등 과정을 거쳐 성 소수자에 ‘혐오’ 입장만 부각된 국내 개신교계 내에 다른 목소리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릴 계획이다. NCCK는 첫 행보로 이날 세계교회협의회 부총재를 지낸 앨런 브레시 목사가 쓴 ‘우리들의 차이에 직면하다’를 출간했다. 동성애를 성서·신학적으로 살피면서 열린 자세로 성찰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다.

그동안 동성애 문제에 대한 한국 교회의 공식화된 기본 입장은 혐오 일변도였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와 한국교회연합 등은 올해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원회’를 출범해 동성애자에 관용적인 사회 분위기 확산을 막는 데 앞장섰다. 지난 8월 이들은 김조광수 감독의 동성 결혼 합법화 소송에 반대하는 탄원서를 냈다. 앞서 6월 서울광장에서 열린 퀴어축제를 막기 위해 서울시에 행사 취소 요청 공문을 보내고, 축제 당일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이어 “동성애를 지지하거나 조장하는 정치인은 소환하거나 낙선운동을 펼칠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동성애 조장을 저지하는 반대운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하겠다”고 했다.

한국교회동성애대책위는 ‘여자와 동침함 같이 남자와 동침하지 말라(레위기 18장 22절)’ 등 성서를 바탕으로 “하나님은 동성애를 허용하지 않으셨다”며 “인권은 창조주가 부여한 것이기에 동성애는 인권 문제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에 대해 NCCK 관계자는 “성서를 문자 그대로, 근본주의적으로 해석하는 방식에 대해서는 신학적으로 이견이 많다”며 “특정 집단에 대한 혐오에 성서가 이용돼선 안 된다”고 했다.

불교, 가톨릭 등에서는 이미 동성애 문제에 대한 관용적 입장이 나온 바 있다. 대한불교조계종은 지난해 10월 ‘노동현장과 성 소수자 차별 문제’ 토론회를 열어 동성애 노동자들이 노동현장에서 부당한 차별을 당하는 등 노동권과 인격권을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 주목했다. 가톨릭은 총본산인 로마 바티칸으로부터 ‘관용’의 분위기가 흘러나왔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최근 두 차례 연 세계주교대의원회의(주교 시노드)에서 성 소수자 차별 문제를 토론했다. 반대하는 주교들의 목소리도 많아 보고서에 채택되지는 못했지만, 교회 내 성 소수자에 대해 배려한다는 진전된 논의가 나왔다.

NCCK가 개신교계 내에 동성애 문제를 공론화하는 데 나섰지만, 성명서 형식으로 관련 문제에 대한 합의된 입장을 밝히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김영주 NCCK 총무는 “교회 내에는 다양한 목소리가 있고, NCCK 내 각 교단의 빛깔도 다르기 때문에 일치하는 주장을 내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했다. 김 총무는 “옳다, 그르다는 교회 입장들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면서 “각 교단이 건강한 토론 문화를 가지고 이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대화할 때 성숙한 인격을 가진 그리스도인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유민환 기자 yoogiz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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