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문10답 뉴스 깊이보기>창작자 곡당 저작권료 17% 인상 … 박진영 3년연속 1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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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원의 모든 것

바야흐로 ‘음원의 시대’가 도래했다. 손에 든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좋은 음질을 가진 음원을 접하게 되며 카세트테이프, LP, CD 등 음반의 설 자리는 좁아졌다. 기다리던 가수의 앨범을 사기 위해 음반점 앞에 줄을 서던 풍경은 더 이상 볼 수 없다. 더없이 편리하게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양지가 있으면 그늘이 생기는 법. 음원 유통을 둘러싼 창작자와 유통업자 간 대립은 가요계의 풀리지 않는 숙제가 됐고, 저작권료 분배를 둘러싼 분쟁도 심심치 않게 불거진다. 음원의 시대에 접어든 가요계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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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음원이란 무엇인가?

음원이란 음악을 담고 있는 원소스를 뜻한다. 이를 CD나 LP로 옮긴 것이 음반이다. 음원은 제작자의 자본과 작사가, 작곡가, 편곡자, 연주와 가수의 가창 등으로 구성된다. 하지만 다매체 시대가 되면서 음원은 반드시 CD 플레이어와 같은 도구를 거치지 않고, 파일 형태로 존재하며 PC, 스마트폰과 각종 음향기기를 통해 소리로 변환시킬 수 있게 됐다.

2 소비자에게 전달되는 과정은

제작자들은 가수나 작곡가 등과 만든 창작 콘텐츠를 MP3, WMA, ACC 등의 형태로 만들어 음원유통사에 전달한다. 로엔, CJ E&M, KT뮤직 등 주요 음원유통사들은 그들이 각각 보유한 서비스 사이트인 멜론, 엠넷, 지니 등을 통해 음원을 노출시킨다. 소비자들은 PC나 스마트폰, MP3 플레이어 등을 통해 이 음원을 스트리밍(실시간 재생)이나 다운로드(내려받기)를 통해 접하고 듣게 된다.

3 음원유통사 ‘빅3’와 역할은

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음원사이트 시장점유율 1위는 순방문자 885만68명을 기록한 로엔의 ‘멜론’이다. KT뮤직의 ‘지니’가 292만2476명, CJ E&M의 ‘엠넷’이 163만779명, 벅스뮤직, 소리바다가 그 뒤를 잇고 있다. 이 중 ‘빅3’라 불리는 멜론, 지니, 엠넷의 시장점유율 합은 70%에 육박한다. 특히 2800만 회원과 580만 곡을 보유한 로엔은 지난해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을 각각 3233억 원, 585억 원 달성한 ‘음원 공룡’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이 지난 9월 밝힌 자료에 따르면 멜론 추천 음원 4곡 중 3곡은 모회사 로엔이 직·간접적으로 투자해 제작에 참여한 음원이다. 앨범 제작비가 부족한 아티스트들에게 투자를 하고, 이렇게 만든 앨범을 자사의 멜론 추천에 노출시켜 수익을 얻는 구조, 즉 수직 계열화다. 이들이 가요 시장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크고, 가요계 발전에 여러 도움을 주고 있지만, 창작자들을 종속화시키며 자사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4 유통사와 창작자간 마찰 이유

음원 1곡을 기준으로 현재 작사, 작곡, 편곡 등에 참여한 저작권자가 갖는 수익배분율은 10%. 가수와 연주가 같은 실연자 등은 6%, 음반제작자는 44%를 각각 갖는다. 나머지 40%는 음원유통사가 가져간다.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고 유통만 하는 이들이 가져가는 비율이 너무 높다는 것이 가요계 관계자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하지만 음원 유통을 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인프라가 구축돼야 하기 때문에 거대 기업이 아니면 시장진입이 어렵다. 과점 시장이 형성된 이유다. 이에 대한 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되자 문화체육관광부는 내년부터 일부 조정된 저작권료 징수 규정을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5 내년 시행 음원 유통 구조는

내년 2월부터 월정액제를 쓰는 사용자가 음원을 스트리밍 했을 때 창작자가 받는 저작권료가 곡당 3.6원에서 4.2원으로 17% 인상된다. 다운로드의 경우에는 저작권자와 서비스사업자 간 수익 분배 비율을 60대 40에서 70대 30으로 변경, 저작권자의 수입이 곡당 360원(다운로드 가격 600원 기준)에서 490원으로 36% 오른다. 또한 월정액제 다운로드 상품의 할인율도 조정된다. 30곡 이상 다운로드 상품은 50%, 100곡 다운로드 상품은 75%의 사용료가 할인되는 현행 할인율이 과도하다는 저작권자의 지적에 따라 최대 할인율을 65%로 낮췄다. 새 할인율을 적용하면 월 100곡 다운로드 상품의 경우 저작권자에게 돌아가는 사용료가 한 곡당 90원에서 171.5원으로 91%가량 늘어난다.

6 최고 저작권료 받는 창작자는

2013년 기준으로 가수 겸 음악 프로듀서 박진영이 3년 연속 음악 저작권 수입 1위를 기록했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음저협)가 발표한 ‘2013 작곡가 수입 집계’에 따르면, 박진영은 2013년 음악 저작권 수입이 가장 많은 작곡가로 선정, 2011년과 2012년에 이어 3년 연속 1위를 차지했다. 2위는 작곡가 조영수로 9억7385만 원을 받았다. 조영수는 그룹 SG워너비의 히트곡 대다수를 썼으며, 저작권 수입 부문에서 2007∼2010년까지 4년 연속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 밖에 빅뱅, 투애니원 등 YG 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 노래를 주로 만들어 온 원타임 출신의 테디가 9억467만 원, SM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의 음악을 전담하는 유영진 작곡가가 8억3648만 원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빅뱅 지드래곤은 7억9632만 원의 저작권료를 받아 5위에 올랐다.

7 저작권료 배분 둘러싼 문제는

저작권료는 음저협이 사실상 독점 관리하고 있다. 올해 초 함께하는음악저작인협회가 정식 인증을 받아 복수 기관이 생겼지만 저작권 징수 시스템이 완벽히 갖춰지지 않아 여전히 대다수 가수가 음저협을 통해 저작권료를 받는다. 하지만 저작권료 정산, 즉 수익배분을 둘러싸고 마찰은 끊이지 않고 있다. 그룹 리쌍의 멤버 개리는 지난 9월 자신의 SNS에 음저협이 주먹구구식으로 수익 분배를 한다는 뉴스를 올린 뒤 “이 바닥을 뜨고 싶다. 스트레스로 수명 단축될 듯”이라며 “몇 개월 전에 전화해서 항의하니 문자 하나 오더라. 두 달 치 35억 원 정도가 미정산됐었다고”라며 정산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음저협은 “음원 수익료는 매달 분배를 하고, 방송 사용료는 일정 기간을 두고 정산된다”며 “또한 해외 저작권료는 1년에 한 번씩 차별을 둬서 분배를 하고 있어 매달 똑같은 저작권 사용료가 들어가는 건 아니다”고 해명했다.

8 음원 사재기 논란은 왜

음원 사재기는 일부 가요기획사가 조직적으로 수많은 아이디를 확보하거나 브로커를 고용해 자사 가수의 신곡을 무더기로 구입하거나 듣는 방식으로 순위를 조작하는 행태다. 실제 여러 음원 사이트에 가입된 특정 가수 팬들의 가입 아이디를 보면 수백∼수만 개의 동일 패턴이 발견돼 이 아이디가 사재기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크다. 음원 사재기는 그동안 가요계 내부에서 끊임없이 제기된 문제. 외국에 서버를 두고 치고 빠지는 전략을 쓰기 때문에 단속이 어렵고, 적잖은 가요기획사가 사재기에 가담하며 이를 묵인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가요기획사 대표는 “음원 사재기는 분명 있다”며 “‘순위를 올려주겠다’고 말하며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을 달라는 브로커의 제안을 받은 적이 있다. 이런 음원 사재기는 결국 몇몇 ‘돈 있고 빽 있는’ 기획사들이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이용되며 가요계의 질서를 흩트리고 있다”고 고백했다.

9 음원 추천제 문제는

각 음원 유통사가 특정 가수의 음원을 추천해 순위표 상단에 거는 추천제는 그동안 수차례 가요계의 대표적인 악행으로 손꼽혀 왔다. 최근 이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자 엠넷을 시작으로 벅스, 지니, 소리바다 등 거대 유통사들이 추천제를 폐지했다. 하지만 절반이 넘는 국내 음원 서비스 시장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멜론의 경우 여전히 이를 유지하고 있다. 멜론은 자사가 유통하는 음원 위주로 추천 명단을 채운다. 음원 차트표 위에 걸려 노출도가 높은 신곡은 당연히 유저들의 클릭이 잦을 수밖에 없다.

결국 가수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압도적 시장점유율을 가진 멜론을 메인 유통사로 삼고, 멜론은 가요계에서 지배적 위치를 공고히 하고 있다.

10 음반 설 자리 없나

음반의 시대는 저물었다. 대다수가 음원으로 음악을 듣는다. 국내 번화가 곳곳에 있던 음반점이 자취를 감춘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4월 국제음반산업연맹(IFPI)의 보고서를 인용, 지난해 온라인 음원 다운로드·구독 매출액이 전년 대비 8% 증가한 68억5000만 달러(약 7조4820억 원)를 기록해 전년 대비 매출이 7% 감소한 CD의 매출액(68억2000만 달러)을 넘어섰다고 보도했다. 음원이 음반을 앞지른 시대가 된 건 세계적 추세인 셈이다.

이는 편리하게 음악을 들으려는 사용자들의 특성상 거스를 수 없는 흐름이라 볼 수 있다. 하지만 음반 시장이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을 것이란 전망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단순히 음악만 듣는 것이 아니라 음반을 구입해 들으면 해당 가수가 앨범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온전히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이승철, 신승훈, 브라운아이드소울 등이 10곡 안팎이 담긴 정규 앨범을 내며 음반 시장을 지키기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고, 이를 지지하는 팬들이 음반을 구입하려는 자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