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er Story >장타 1위 비결은… 긴 팔·큰 손 팔굽혀펴기 하루 50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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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현은 키 172㎝, 몸무게 60㎏이다. 깡마른 체구. 하지만 올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장타 부문 1위에 올랐다. 평균 드라이버샷 비거리는 254.28야드로 이 부문 2위 김민선(252.57야드)을 크게 앞섰다. 여자 선수답지 않은 엄청난 비거리 비결로 우선 신체적 특징을 꼽을 수 있다. 박성현은 팔이 유난히 길고, 손이 크다. 체형에 맞는 옷을 사면 대개 팔이 짧아 한 치수 더 큰 것을 사서 헐렁하게 입는다. 손가락이 길어 장갑은 ‘23’사이즈다. 여성 평균치인 20사이즈를 훨씬 웃돈다. 타이거 우즈나 로리 매킬로이와 같은 손 크기다. 팔이 길면 스윙 아크가 커져 그만큼 멀리 보낼 수 있다. 손이 크면 그립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어 임팩트 순간 손으로 클럽을 낚아채면서 더 빠른 스윙 스피드를 만들어낼 수 있다.

또 타이밍과 밸런스가 뛰어나다. 박성현의 헤드 스피드는 96∼100마일(155∼161㎞)로 장하나와 김세영, 이정민, 조윤지, 김민선 등과 엇비슷한 수준. 하지만 박성현은 이들보다 15∼20야드 이상 거리를 더 보낸다. 파워 전달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헤드 스피드가 빠르다고 모두 거리가 나는 것은 아니다. 긴 팔을 최대한 이용하면서 백스윙이 이뤄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큰 아크의 스윙이 만들어지고, 백스윙 톱에서 손의 위치는 머리 뒤쪽 어깨 부근까지만 진행한다. 큰 아크로 원을 그리지만 오버스윙을 하지 않는다. 다운스윙이 시작되면 골반의 회전이 빨리 진행되면서 백스윙 때 축적된 힘을 그대로 끌고 내려온다. 모든 힘을 쏟는 임팩트 순간 체중이 왼발로 이동하지 않고 양발에 그대로 남아 있는 상태에서 몸통과 손을 회전시키면서 빠른 스윙 스피드를 만들어낸다. 백스윙 크기를 일정하게 유지하면 밸런스와 최적의 임팩트 타이밍을 얻어 미스샷 확률을 줄일 수 있을 뿐 아니라 페어웨이에 정확히 보낼 수 있다.

그리고 철저한 체력단련이 뒷받침됐다. 박성현은 어렸을 때부터 장타에 욕심이 있었다. 스코어에서 지는 건 신경 쓰지 않았지만, 드라이버 비거리에서 뒤지는 건 참지 못했다. 그래서 드라이버샷 연습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드라이버는 쇼’라는 골프계의 격언이 있지만 박성현의 생각은 달랐다. 팔굽혀펴기를 하루에 500개씩 했다. 한 번에 150개 정도는 거뜬히 해낸다. 박성현은 “거리가 20∼30야드 늘면서 그린에 볼을 더 가깝게 붙일 수 있게 됐고, 그 뒤 플레이가 쉬워지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최명식 기자 mschoi@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