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시작하는 책>스트레스… 해롭다고 믿는 당신이 더 스트레스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16년은 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잘 다루는 한 해, 그래서 모두가 활짝 웃는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한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스트레스의 힘 / 켈리 맥고니걸 지음, 신예경 옮김 / 21세기북스

새해에 묵은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새롭게 출발하기 위해, 현대인의 적인 스트레스 다루는 법 그리고 어린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도 피할 수 없는 열등감, 쉽지 않은 적응력을 위한 조언들을 모았다. 책을 읽는다고 모든 것이 해결되진 않지만, 작은 단서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다.

1998년 미국의 한 연구팀이 성인 3만 명을 상대로 ‘지난 한 해 동안 경험한 스트레스가 얼마나 컸는지’ 물었다.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롭다고 믿는가’라는 질문도 했다. 연구원들은 8년 뒤 이들 3만 명 중에서 사망자를 알아내기 위해 공식 기록을 뒤졌다. 결과를 보니 스트레스 수치가 높은 사람들의 사망 위험은 43%나 증가했다. 예상되는 결과이다.

그런데 주목을 끄는 또 다른 결과가 있었다. 높은 스트레스 수치를 기록했어도 스트레스가 해롭다고 믿지 않는 사람들의 사망확률이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들은 참가자 중 사망 위험이 가장 낮았고 심지어 스트레스를 거의 받지 않는다고 기록된 사람들보다 낮았다. 이에 연구원들은 사람을 죽음으로 몰아가는 요인이 스트레스만은 아니라고 결론 내렸다. 스트레스는 그 자체와 스트레스는 해롭다는 믿음이 결합될 때 일어나는 현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스트레스가 해롭다’는 믿음은 사망 원인 15위를 차지했다. 스트레스 자체보다 스트레스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가 더 큰 영향을 미친다니, 놀랍지 않은가. 연구팀은 노화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은 노화에 대해 부정적인 관념을 고수하는 사람보다 더 오래 사는 것과 같은 이치라고 설명했다. 그러고 보니 이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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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심리학자 켈리 맥고니걸도 이 연구 결과를 보고 스트레스를 새롭게 보게 됐다. 스탠퍼드대 역사상 가장 인기 있는 수업으로 꼽히는 맥고니걸의 ‘새로운 스트레스 과학(New Science of Stress)’을 바탕으로 한 이 책 ‘스트레스의 힘’ 역시 스트레스를 새로 보는 데에서 출발한다. 스트레스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대하는 태도가 문제이니, 우리들의 관심도 스트레스를 푸는 것이 아니라 스트레스를 대하는 태도를 바꾸라는 것이 책의 골자이다.

예를 들어 스트레스에 대한 태도는 두 가지로 구분된다. 스트레스에 긍정적인 반응과 부정적인 반응. 다르게 말하면 도전반응과 위협반응이다. 스트레스를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은 스트레스의 원인을 해결하는 대신 스트레스 자체에서 주의를 돌리려고 노력한다. 원인을 해결하지 않고 스트레스 감정을 없애는 데 집중하거나 아예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관계나 역할, 주제에서부터 에너지와 관심을 거둬들인다. 반면 스트레스가 유용하기도 하다고 믿는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주도적으로 대처한다. 이들은 스트레스성 사건이 일어났고 그것이 실재한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스트레스 근원을 극복하거나 제거하기 위해 조치를 취하고 상황을 보다 긍정적인 태도로 바라보거나 성장의 기회로 활용함으로써 그 상황에 최대한 잘 대처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본인이 생각하는 자신의 스트레스 대처 능력이다. 자신이 스트레스 상황을 감당할 수 있다고 믿으면 상황은 도전이 되고, 그렇지 않으면 위협이 된다. 저자의 조언은 이렇다.

◇마주하라=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험을 앞둔 학생이든 가장 힘든 경기에 나서야 하는 선수든, 스트레스를 기꺼이 받아들이면 자신감이 솟아나고 성과를 향상시킬 수 있다. 스트레스를 피하지 말고, 상황을 정확하게 마주해야 한다. 그 상황에서 효과적인 전략은 자신을 믿고, 과거에 특정 도전을 어떻게 준비했는지를 생각하고, 이와 비슷한 도전을 극복한 경험을 기억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들이 돕고 있다고 상상하는 것도 좋다. 두려움, 스트레스, 불안감이 사라질 때까지 기다릴 필요는 없다. 스트레스는 여기서 멈춰 포기하라는 신호가 아니다. 스트레스에 대한 생각을 바꾸는 것이 고통을 지워주거나 문제를 사라지게 하진 않지만 이 전환은 자신의 힘을 깨닫고 용기를 내도록 도와줄 것이다.

◇연결하라=고통은 나만의 것이 아니라 모든 인간의 보편적 경험이다. 수없이 많은 사람이 고통, 후회, 슬픔, 부당함, 분노와 공포를 느낀다. 자신이 겪고 있는 비슷한 고통이나 스트레스가 따라오는 상황을 마음속에 떠올리며 그들에게 자연스레 공감해 보자. 그들이 각자의 상황에서 어떤 기분을 느꼈을지 이해해 보는 것이다. 이타주의 역시 우리를 고통으로부터 구한다. 다른 사람의 고통에 동정적인 반응은 공감을 유발하고 남을 돕고 싶은 기운을 증가시킴으로써 행복감을 높인다.

◇성장하라=여러분의 인생에서 중요한 개인적 성장을 이룬 특정 시기, 즉 긍정적 변화나 새로운 목표 정립으로 이어진 전환점을 확인해 보라. 그 시기에 스트레스가 많았는가? 이 질문에 대부분 사람이 그렇다고 동의한다. 개인적 성장으로 이어진 시간들은 대부분 스트레스가 많다. 스트레스의 역설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스트레스를 적게 느끼는 편이 좋긴 하지만 성장을 이뤄내려면 스트레스가 동반해야 한다. 좋은 결과는 고통에서 비롯될 수 있다는 것을 받아들여라. 경험을 통해 성장해 가면서 자신이 긍정적으로 변하는 모습에 기뻐할 줄 알아야 한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