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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기고 게재 일자 : 2016년 01월 06일(水)
靑年 구직자를 힘들게 하는 관행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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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원 / 고려대 교수·경영학

노동시장의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노동 개혁안의 입법 처리가 마냥 지연되고 있다. 청년과 중고령층의 실업 문제가 극심하지만, 정치권의 견해차가 크고 다른 현안들에 밀려 노동 개혁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지난해 연초부터 9월까지 120여 차례의 논의를 거쳐 어렵게 이뤄낸 노사정 타협마저도 물거품이 될 처지이다. 힘들게 성사된 노사정 타협이 성과 없이 끝나는 점도 아쉽지만, 청년들의 답답한 현실이 개선되지 않는다는 점에 더욱 마음이 무겁다.

구직활동 중인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노동개혁은 정치권의 고담준론보다는 훨씬 더 가까이에 있다. 실제로 구직활동 중인 청년들의 가장 시급한 희망 사항은 기업의 불필요한 채용 관행을 개선하는 것이었다. 특히, 우리 기업들은 구직활동에서 작성해야 하는 이력서, 입사 지원서 등에서 사진, 부모 직업, 가족 관계 등 직무 수행 능력과는 관련 없는 정보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선진 외국에서는, 이러한 사항들을 입사 서류에 요구하는 것은 외모·인종·계층 간의 차별을 조장할 수 있으므로 금지하고 있다.

더욱이 입사 지원서에 사진을 요구하는 것은 입사 경쟁률이 수백 대 일에 달하는 경우도 있고 대부분 지원자가 ‘광속 탈락’을 겪게 되는 상황에서 구직자로서는 불필요한 부담을 지게 되는 것이다. 또, 구직자들이 사진에 나오는 인상을 좋게 보이기 위해 추가적인 비용을 들여 손질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사회적인 비용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기업 입장에서는 본인 확인을 위해 사진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사실 본인 확인은 면접 때 신분증을 대조하면 간단히 끝날 일이다. 또한, 부모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요구하는 것은 사회적 계층이 취업까지 결정한다는 ‘흙수저’ ‘금수저’ 논란을 더욱 부채질할 뿐이다.

입사 경쟁률이 워낙 높다 보니 청년들은 수많은 탈락을 경험하게 되지만, 그 이유를 몰라 답답해하는 경우가 많다. 조금의 정보라도 있으면 본인의 장단점을 분석할 수 있어 미래의 구직활동에 도움이 되거나 불필요한 노력을 줄일 수 있겠지만, 대다수 기업은 당락 이외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에서 선진국의 채용 관행 중에 참고할 만한 것으로 ‘소리 레터(Sorry Letter)’가 있다. 탈락자들에 대해 향후 구직활동에 참고할 만한 간단한 조언 등을 해주는 피드백 기능을 도입하는 것이다. 기업이 법적인 문제가 될 소지가 없는 범위에서 면접 전형별 평균 점수와 해당 응시자의 점수 분포 상황 등을 알려주면 구직자에게는 큰 도움이 될 것이다. 구직자가 서류 전형이나 필기시험을 통과해 면접 단계까지 가는 경우에만 기업이 소리 레터를 보낸다면 기업의 부담도 크지는 않을 것이다.

실제로 일부 기업에서는 구직자들의 고충을 헤아려 간단한 평가 결과표를 보내준다. 예를 들면 직무 면접, 토론 면접, 임원 면접, 외국어 면접 등에 응시했다가 탈락한 면접 전형 불합격자 전원에게 면접 전형별 평균 점수와 해당 응시자의 점수 분포 상황을 알려주는 피드백 이메일을 보내주는 것이다. 이 피드백 프로그램을 통해 불합격자들은 영역별로 강점과 약점을 파악해 다음번 성공을 위한 밑거름으로 삼을 수 있다.

청년 구직자들의 희망 사항은 소박하고도 현실적이다. 정치권은 청년 구직자들의 절절한 고충을 더는 거부해선 안 된다. 전면적인 노동개혁이 정치적인 이유로 어렵다면 여야는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정쟁으로 시간을 끌기보다는 청년들의 현실적 애환을 덜어줄, 소소하지만 절실한 대책이라도 마련해야 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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