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CT & Science >구글 비밀 프로젝트… 가상현실 접수할 ‘탱고’가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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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와 협력… 올여름 스마트폰 출시
게임 등 콘텐츠 · 디바이스 영향력 커져

구글‘프로젝트 파이·룬’네트워크 강화
‘아라폰·유튜브 레드’ 등 ICT 정복 노려

구글은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이다. ‘콘텐츠(C)-플랫폼(P)-네트워크(N)-디바이스(D)’로 이어지는 정보통신기술(ICT) 생태계에서 구글 검색, 안드로이드운영체제(OS), 유튜브, 애플리케이션 장터 구글플레이 등을 운영, ‘P’로서의 위성을 강화하며 전후 생태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구글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기존 플랫폼을 강화하고 네트워크와 디바이스 등 분야로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룬’부터 ‘아라’, ‘파이’에 이어 최근 공개된 ‘탱고’까지 구글의 각종 ‘프로젝트’를 보면 구글의 C-P-N-D 장악 행보를 엿볼 수 있다.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구글과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레노버는 최근 폐막한 미국 ‘CES 2016’에서 프로젝트 탱고 솔루션을 탑재한 스마트폰을 올여름 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젝트 탱고는 3D 기술이 결합된 증강현실(AR)을 구현하는 모바일 기기를 개발하는 것을 목표로 구글이 4년 전부터 비밀리에 추진해 온 사업이다. 기기에 탑재된 센서와 카메라를 통해 실제 사물을 인식하고 3D로 디지털화해 이를 가상현실(VR)과 결합한다. 프로젝트 탱고를 처음 시작한 회사인 모토로라를 현재 레노버가 소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양사의 협력 제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탱고는 구글의 AR 플랫폼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탱고는 모바일 기기가 실내 공간을 매핑(바닥, 벽, 천장, 가구의 위치 파악)할 뿐만 아니라 그 공간 내에서 기기의 위치와 방향도 인식할 수 있게 해준다. 탱고가 탑재된 스마트폰으로 집안의 구조를 인식하게 한 뒤 게임을 하면 집안을 돌아다니며 가상의 적과 싸우는 게임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탱고는 건물 구조를 인식하고 이를 기준으로 건물 내에서 스마트폰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어 대상의 크기도 측정할 수 있다. 탱고를 기반으로 한 게임이나 이를 활용한 다양한 디바이스의 출현이 가능해 구글은 콘텐츠와 디바이스 영역에 영향력을 강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구글은 프로젝트 파이를 통해 네트워크 사업에도 진출했다. 지난해 구글은 미국 이통사인 스프린트와 T모바일과 무선 통화 및 데이터 회선 이용계약을 맺고 가상이동통신망 사업자(MVNO) 사업을 시작했다. MVNO는 국내에서 이동통신망 사업자(MNO)의 네트워크를 빌려 사용하는 ‘알뜰폰’과 비슷한 개념이다.

프로젝트 파이는 20달러만 부담하면 음성 통화, 문자 전송이 무제한이라 요금 체계가 단순하고 저렴한 편이다. 특히 구글은 프로젝트 파이를 통한 MVNO 사업 외에도 소형 비행선을 이용해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하는 프로젝트 룬도 가동하며 네트워크 분야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구글의 디바이스 프로젝트 아라도 결실을 볼 것으로 예상된다. 아라는 휴대전화의 카메라, 배터리 등 각 기능을 블록(모듈)으로 만들어 사용자가 취향대로 선택해 조립하는 스마트폰이다.

업계에서는 아라가 성공할 경우 제조사들이 구글의 안드로이드OS 등 플랫폼에 예속돼 있듯, 아라에 예속돼 단순 부품 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격도 완성품 스마트폰보다 훨씬 싼 50달러 수준으로 예상된다.

구글이 최근 시작한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 레드를 통해서는 콘텐츠 강화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유튜브 레드는 기존 유튜브와는 달리 유료 서비스다. 구글은 독점 콘텐츠 제공을 통해 사용자들을 끌어모을 예정이다. 실제 구글은 최근 미국의 인기 1인 방송 제작자의 독점 시리즈물 등 10가지 독점 콘텐츠를 선보인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구글은 각종 프로젝트를 가동하며 C-P-N-D 생태계의 모든 것을 가진 기업을 꿈꾸고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물론, 애플도 넘보지 못한 경지”라고 말했다.

임정환 기자 yom724@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