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등 “中 주식 ‘거품’ 지나치다”… 환율방어 팔걷은 中

역외銀 위안貨 계좌도
25일부터 지준율 적용
위안貨 가치 부양효과

주요銀 달러매입 제한

중국 증시가 올해 들어 급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세계 증시에 비해 고평가되어 있어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블룸버그는 중국 정부가 서킷 브레이커(주가 급등락 시 거래 중지) 제도 잠정 중단과 유동성 공급 등 증시 부양을 위한 각종 대책을 내놓았지만, 중국 증시의 위험도는 여전히 높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중국 주식의 주가수익비율(=주가／주당순이익·PER)이 지나치게 높다고 지적했다. 중국 주식의 중위 PER는 57배에 달해 미국(18배)과 독일(19배), 영국·프랑스(17배), 일본(14배)의 3∼4배 수준이었다. PER가 높다는 것은 기업이 벌어들이는 수익에 비해 주가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블룸버그는 환율 불안과 경제성장률 둔화에도 중국 투자자들이 중국 기업의 잠재력을 구글과 페이스북 중간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주식을 복권처럼 여기기 때문이라고 블룸버그는 지적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역시 중국 주가가 기업 수익에 비해 고평가되는 등 거품이 끼어 있으며, 추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WSJ는 상하이 증시 상장사의 PER는 24배, 선전 증시 상장사의 PER는 33배로 미국 대기업이 상장된 S&P500(16배)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홍하오 중국 교통은행 상무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세계에서 주가가 매우 높은 곳 중 하나”라며 “복권을 사는 것과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런민(人民)은행은 위안화 환율 안정을 위해 25일부터 역외 외환시장 참가은행의 역내 위안화 예금에 시중은행과 같은 지급준비율을 적용할 것이라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역외시장 참가은행의 역내 위안화 예금의 지급준비율을 0%로 유지했다. 지급준비율이란 전체 예금 중 중앙은행에 예치하는 금액의 비율을 의미한다. 지급준비율이 오르면 은행의 대출 여지가 줄어 위안화 유동성이 감소하게 돼 위안화 가치가 오르게 된다. 현재 런민은행이 역내 대형 은행들에 적용하는 지급준비율은 17.5%다.

중국 금융 당국은 또 위안화 약세를 막기 위해 이번 달 주요 은행들이 수출입 기업으로부터 매입하는 달러 규모도 제한하기로 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 정부의 이런 노력에도 애널리스트와 외환 딜러 대부분은 경제 둔화가 계속되면 위안화 하락 압력이 지속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전했다.

김석 기자 suk@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