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국유사 모르면서 로마신화만 얘기해서야”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최광식 前장관 ‘삼국유사’내
“애니·게임 등 소재로도 훌륭”

“서양에 그리스 로마 신화가 있다면 우리에게는 ‘삼국유사’가 있다. 요즘 아이들이 이집트 신화, 그리스 로마 신화 속 신들은 잘 알지만 정작 주몽, 온조 같은 우리 시조들은 모른다.”

국립중앙박물관장, 문화재청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역임한 최광식(사진) 고려대 교수는 ‘읽기 쉬운 삼국유사’(고려대 출판문화원)를 출간한 이유를 이렇게 밝혔다.

19일 오후 서울 시내 한 음식점에서 만난 최 교수는 2002년 2월 동북공정에 맞서 중국의 고구려사 왜곡 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삼국유사의 진가를 다시 확인하게 됐다고 말했다.

“삼국사기에는 고구려, 백제, 신라 세 나라 역사밖에 기록돼 있지 않지만 삼국유사에는 고조선부터 부여, 고구려, 동예, 옥저, 삼한, 가야, 발해 등 우리 역사의 시작과 이를 계승한 여러 나라의 역사가 기록돼 있다. 중국의 역사 왜곡을 반박할 풍부한 자료를 담고 있다”고 그는 설명했다.

최 교수는 “우리 역사를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라고 할 수 있는 근거도 삼국유사에 고조선이 있기 때문이며, 부여와 고구려 및 발해를 한국 역사라고 주장할 수 있는 근거 역시 삼국유사가 있기 때문”이라며 “아직도 삼국사기는 ‘정사’이고, 삼국유사는 ‘야사’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니 역사학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안타까워했다.

이번 책은 최 교수가 2013년 장관직에서 물러나 학교에 복직한 뒤 2014년 봄에 발간한 방대한 3권짜리 삼국유사를 쉽게 푼 결과물이다. “삼국유사가 전문가용이라면 ‘읽기 쉬운 삼국유사’는 일반인, 특히 학생들을 위해 출간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 교수는 “삼국유사야말로 우리의 풍부한 문화 원형 콘텐츠”라며 “이를 드라마, 애니메이션, 게임 등에 활용하면 우리 문화 콘텐츠를 더욱 다양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현미 기자 ch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