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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6년 01월 20일(水)
면세점法 졸속과 國會의 反경제 민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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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우 / 고려대 교수·경영학

한국의 대기업은 묘하다. 입사 경쟁률은 천장인데 호감도는 바닥이다. 입사 지원서는 산더미처럼 쌓이는데 인터넷에는 온갖 비난이 넘친다. 국제경제 동반 침체로 수익성은 바닥이고, 존립이 위태로운 한계기업이 널렸다. 투자와 고용 의욕은 꺾였고 신규 채용 여력은 고갈됐다.

그나마 수익성 있는 업종에는 규제가 쏟아진다. 중국 관광객으로 빤짝 호황인 면세점도 도마에 올랐다. 면세점은 정부의 특허를 얻어야 영업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이 별로 없었던 시절, 롯데·삼성·SK 등 대기업이 길을 뚫었다. 지금은 전 세계 면세점 시장에서 점유율 10.6%로 1위다. 2위 중국의 7.0%, 3위 미국의 5.9%보다 훨씬 높다. 국내시장 점유율은 롯데가 50.8%, 신라가 30.5%다. 이들을 포함해 대기업 점유율이 87%에 이른다.

면세점은 독과점 체제인 데다, 지배주주가 분명한 대기업이 운영하기 때문에 더 눈총을 받는다. 일부 정치 세력이 면세점의 특허기간을 10년에서 5년으로 단축하고 특허심사를 강화하는 관세법 개정안을 2012년 의원입법으로 발의했다. ‘법률안 깔고 뭉개기’로 기네스북에 오를 만한 제19대 국회가 예외적으로 쏜살같이 통과시켰다. 정부도 심사 단계에서 이익환수 명분으로 특허료를 인상하고 사회 공헌 지출을 압박하며 거들었다.

독과점 구조에 대한 공정거래법 규제는 강력하다. 상위 1개 기업의 점유율이 50%를 넘거나 상위 3개 기업의 점유율이 75%를 넘는 경우 시장 지배적 사업자로 추정돼 상품 가격의 부당한 결정, 다른 사업자에 대한 부당한 방해, 소비자 이익의 현저한 저해 우려 행위 등이 금지된다. 대기업 면세점도 해당돼 공정거래법의 엄정한 규제가 적용되는데, 여기에 특허 기간을 단축하는 관세법 규제도 추가됐다.

명품 브랜드 확보 경쟁에서 짧은 특허기간과 갱신에 대한 불확실성은 교섭력에 치명적 손상을 초래한다. 특허 갱신에 실패할 경우 임직원 일자리는 사라지고 매장 시설비와 이미 지출한 광고비는 모두 날아간다. 롯데 잠실(월드타워)점과 SK 워커힐점의 특허 갱신 탈락으로 직장을 잃은 임직원이 아우성이다. 사업에서 전면 철수하는 SK는 명품 브랜드 재고 처리로 손실이 크다.

특허를 따낸 대기업도 관광객 비중이 절대적인 중국의 경기침체 때문에 걱정이다. 외환보유고가 줄어들어 중국 세관이 여행객 반입 물품에 대한 검사를 강화할 경우 그 영향은 치명적이다. 국세청에 신고만으로 자유롭게 운영할 수 있는 사후면세점이 다른 선진국처럼 정착될 경우도 문제다. 특허를 따냈을 때의 환호가 ‘승자의 저주’로 돌변할 가능성이 상존한다. 일시적 활황에 도취해 지나치게 건조 능력을 키웠다가 미증유의 불황을 맞은 조선업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관세법 개정 당시에는 예상하지 못했던 문제점이 드러나자 특허기간을 10년으로 되돌리는 의원입법이 다시 발의됐다. 무책임한 입법권 변덕이지만 신중한 재검토는 불가피하다. 당면한 위기를 신속한 구조조정으로 극복하기 위한 경제활성화법과 청년실업의 참상을 조금이라도 해소하려는 노동개혁법이 국회선진화법 올가미에 걸려 꼼짝도 못하고 있다. 기업계의 목맨 호소에도 국회는 요지부동이다.

입법권은 국민으로부터 위임받은 국회 고유의 권한인 동시에 지엄한 의무다. 정파적 이익보다는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경제살리기 입법에 국회의원 모두의 지혜와 애국심이 결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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