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12.19 수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박재양의 우리말 뿌리를 찾아서 게재 일자 : 2016년 01월 25일(月)
막걸리, ‘막’은 ‘함부로’ 아닌 ‘바로’·‘방금’ 뜻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막걸리는 고두밥과 물, 누룩을 섞어서 독에 넣고 적정 온도에서 3∼6일 발효시켜 걸러 낸 술이다. 보통 물을 타서 도수를 6∼10도로 낮추어 마시지만 물을 타지 않은 술을 ‘진배기’라 한다.

흔히 부르는 ‘탁주(濁酒)’는 용수를 박아 뜬 맑은 술 ‘청주(淸酒)’와 상대적인 이름이다. 집에서 담그는 술이라고 ‘가주(家酒)·가양주(家釀酒)’, 빛깔이 희다고 ‘백주(白酒)’, 농부가 즐기는 술이라고 ‘농주(農酒)’, 제상에 올리는 술이라고 ‘제주(祭酒)’, 약으로 쓴다고 ‘약주(藥酒)’, 신맛을 중화시킨 술이라고 회주(灰酒), 일반백성들이 즐기는 술이라고 ‘향주(鄕酒)’, 쌀알이 동동 뜨는 술이라고 ‘동동주·부의주(浮蟻酒)’,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라고 ‘국주(國酒)’ 등으로 불린다. 지방에 따라 감지(함경), 다박주·탁바리(제주), 대포(전국), 막걸래(경남), 막고래(평안), 모주(강원), 빡주(장성), 젓내기술(논산), 탁배기(경상, 전라) 등으로 부르며 또 생산지에 따라 포천 막걸리, 서울막걸리, 부산산성막걸리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막걸리를 6·25전쟁 중에 대포의 탄피에 받아 마셔서 ‘대포’라고 하게 되었다는 주장은 비슷한 발음을 갖다 붙인 잘못된 민간어원의 대표적인 예이다. ‘대포’의 ‘포’는 표주박의 ‘표(瓢)’가 변한 말이다. 그러니 ‘대포’는 막걸리를 떠 마시던 ‘큰 표주박’이다.

막걸리는 국어사전에 ‘마구 걸러 짜낸 술’이라고 적혀 있다. 막걸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양가가 높은 발효주라 살아있는 유산균이 가득하고, 힘든 일을 이겨내고 허기를 달래주는 든든한 약주이다. 다른 전통음식과 마찬가지로 정성과 혼을 담아 빚는다. 더구나 빚는 방법과 정성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인 술을 ‘마구’ 거른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막’은 대략 4가지 뜻으로 쓰인다. ‘막살다, 막 먹다’의 ‘마구·함부로’, ‘막담배, 막된 놈’의 ‘질이 좋지 않다’, ‘막바지, 막장’의 ‘마지막·끝’, ‘막국수, 막 왔다’의 ‘바로·방금’ 등의 뜻이 있는데 ‘막걸리’의 ‘막’은 ‘바로·방금’의 뜻이다. 이는 우리말과 중국어 대역(對譯) 어휘집 ‘역어유해(譯語類解)’(1690년)의 ‘고조목술: 鋼頭酒(강두주)’란 말로 알 수 있다. 중국어 ‘鋼頭’가 ‘갓, 방금’의 뜻이므로 ‘고조목술’은 ‘방금 고조에서 짜낸 술’이란 뜻이다. 안동장씨의 ‘음식디미방’(1670년 무렵)에는 ?향쥬법(醇香酒法) 항목에 “술이 채 닉거든 즉시 말근 술 다 깃고 흐? 술을 고자에 되 병을 고자목의 다혀 밧거나 혹 단지어든 유지로 싸고 가은대 효근 궁글 어 바닥라”라고 나오므로 이 ‘고조목술’이 바로 막걸리이다.

여기서 ‘말근 술’은 청주, ‘흐? 술’은 탁주 곧 막걸리다. 막걸리는 문헌상으로는 19세기 초에 편찬된 ‘광재물보(廣才物譜)’에 “濁酒, 此卽灰酒也(이는 곧 술에 재를 타지 않은 술이다) 막걸니”로 처음 나온다.

요즘은 시골에서도 막걸리 대신 맥주를 마시는 풍경이 낯설지 않은데 한편에서는 전통술 막걸리를 이어가려는 젊은이가 많아진다고 하니 또다시 막걸리의 전성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담산언어문화연구소 소장
[ 많이 본 기사 ]
▶ 얼굴 붉어지는 솔직한 性표현… 신라·로마는 ‘로맨스 왕국..
▶ 유튜브방송 첫날부터…홍준표 ‘TV홍카콜라’ 검증안된 의..
▶ 집단성폭행 추모일에 3세여아 “사탕줄게” 꾀어 몹쓸짓
▶ 강릉 펜션서 수능 마친 고3생 10명 참변…3명 사망·7명 부..
▶ [단독]南北 철도·도로연결 행사, 제재논란속 착공식 비용..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김문환의 유물로 읽는 풍속문화사 (26) 외설과 예술 사이“다리가 넷” 처용가의 신라시대 5세기 제작한 선정적 토우 3점 서로 허리 끌어..
mark강릉 펜션서 수능 마친 고3생 10명 참변…3명 사망·7명 부상
mark“환란뒤 최고失業”… 대학100곳에 文정부비판 대자보
강릉 펜션사고 “인재 가능성”…보일러 배관 비정상..
악몽이 된 성탄 학예회…학부모 난투극으로 ‘난장판..
집단성폭행 추모일에 3세여아 “사탕줄게” 꾀어 몹..
line
special news 황의조, 축구협회 ‘올해의 선수’···손흥민 제쳤다
여자부는 장슬기 황의조(26·감바 오사카)가 손흥민(26·토트넘)을 제치고 대한축구협회(KFA) 올해의 선수..

line
유튜브방송 첫날부터…홍준표 ‘TV홍카콜라’ 검증안..
[단독]南北 철도·도로연결 행사, 제재논란속 착공식..
50대 여성 목 졸려 숨진 채 발견…유력 용의자도 사..
photo_news
주 5일 근력단련·달리기… 누구보다 강하고 빠..
photo_news
래퍼 치타♡영화배우 남연우 열애
line
[김효정의 에로틱 시네마]
illust
여배우 풍만한 가슴 클로즈업…할리우드 노출 검열 허물어
[인터넷 유머]
mark무료택배 : 나이 한 살 mark추천 사이트 등
topnew_title
number 모리뉴 감독 결국 경질…맨유 “대행 체제로..
“부부체험 하는거야”…제자 4년간 성폭행 교..
분노한 프랑스 경찰들 “힘들어서 더 못하겠..
“베트남으로”… 방송가 ‘박항서 모시기’ 경쟁
‘사법농단 연루’ 법관 8명 징계… 고법부장 ..
hot_photo
‘미스유니버스’ 필리핀, 한국 무술..
hot_photo
김연아, 6년 만에 해외 아이스쇼..
hot_photo
임예진도 ‘빚투’…“부친과 왕래 없..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한형민)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