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웹 | 지면보기 PDF | 기사 상세 찾기 | 2018.9.20 목요일
전광판
Hot Click
문화일반
[문화] 박재양의 우리말 뿌리를 찾아서 게재 일자 : 2016년 01월 25일(月)
막걸리, ‘막’은 ‘함부로’ 아닌 ‘바로’·‘방금’ 뜻
  페이스북트위터밴드구글
막걸리는 고두밥과 물, 누룩을 섞어서 독에 넣고 적정 온도에서 3∼6일 발효시켜 걸러 낸 술이다. 보통 물을 타서 도수를 6∼10도로 낮추어 마시지만 물을 타지 않은 술을 ‘진배기’라 한다.

흔히 부르는 ‘탁주(濁酒)’는 용수를 박아 뜬 맑은 술 ‘청주(淸酒)’와 상대적인 이름이다. 집에서 담그는 술이라고 ‘가주(家酒)·가양주(家釀酒)’, 빛깔이 희다고 ‘백주(白酒)’, 농부가 즐기는 술이라고 ‘농주(農酒)’, 제상에 올리는 술이라고 ‘제주(祭酒)’, 약으로 쓴다고 ‘약주(藥酒)’, 신맛을 중화시킨 술이라고 회주(灰酒), 일반백성들이 즐기는 술이라고 ‘향주(鄕酒)’, 쌀알이 동동 뜨는 술이라고 ‘동동주·부의주(浮蟻酒)’, 나라를 대표하는 술이라고 ‘국주(國酒)’ 등으로 불린다. 지방에 따라 감지(함경), 다박주·탁바리(제주), 대포(전국), 막걸래(경남), 막고래(평안), 모주(강원), 빡주(장성), 젓내기술(논산), 탁배기(경상, 전라) 등으로 부르며 또 생산지에 따라 포천 막걸리, 서울막걸리, 부산산성막걸리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막걸리를 6·25전쟁 중에 대포의 탄피에 받아 마셔서 ‘대포’라고 하게 되었다는 주장은 비슷한 발음을 갖다 붙인 잘못된 민간어원의 대표적인 예이다. ‘대포’의 ‘포’는 표주박의 ‘표(瓢)’가 변한 말이다. 그러니 ‘대포’는 막걸리를 떠 마시던 ‘큰 표주박’이다.

막걸리는 국어사전에 ‘마구 걸러 짜낸 술’이라고 적혀 있다. 막걸리는 세계에서 가장 영양가가 높은 발효주라 살아있는 유산균이 가득하고, 힘든 일을 이겨내고 허기를 달래주는 든든한 약주이다. 다른 전통음식과 마찬가지로 정성과 혼을 담아 빚는다. 더구나 빚는 방법과 정성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인 술을 ‘마구’ 거른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막’은 대략 4가지 뜻으로 쓰인다. ‘막살다, 막 먹다’의 ‘마구·함부로’, ‘막담배, 막된 놈’의 ‘질이 좋지 않다’, ‘막바지, 막장’의 ‘마지막·끝’, ‘막국수, 막 왔다’의 ‘바로·방금’ 등의 뜻이 있는데 ‘막걸리’의 ‘막’은 ‘바로·방금’의 뜻이다. 이는 우리말과 중국어 대역(對譯) 어휘집 ‘역어유해(譯語類解)’(1690년)의 ‘고조목술: 鋼頭酒(강두주)’란 말로 알 수 있다. 중국어 ‘鋼頭’가 ‘갓, 방금’의 뜻이므로 ‘고조목술’은 ‘방금 고조에서 짜낸 술’이란 뜻이다. 안동장씨의 ‘음식디미방’(1670년 무렵)에는 ?향쥬법(醇香酒法) 항목에 “술이 채 닉거든 즉시 말근 술 다 깃고 흐? 술을 고자에 되 병을 고자목의 다혀 밧거나 혹 단지어든 유지로 싸고 가은대 효근 궁글 어 바닥라”라고 나오므로 이 ‘고조목술’이 바로 막걸리이다.

여기서 ‘말근 술’은 청주, ‘흐? 술’은 탁주 곧 막걸리다. 막걸리는 문헌상으로는 19세기 초에 편찬된 ‘광재물보(廣才物譜)’에 “濁酒, 此卽灰酒也(이는 곧 술에 재를 타지 않은 술이다) 막걸니”로 처음 나온다.

요즘은 시골에서도 막걸리 대신 맥주를 마시는 풍경이 낯설지 않은데 한편에서는 전통술 막걸리를 이어가려는 젊은이가 많아진다고 하니 또다시 막걸리의 전성시대가 열리기를 기대한다.

담산언어문화연구소 소장
[ 많이 본 기사 ]
▶ 유명의사 커플이 약먹이고 성폭행…동영상만 1000개
▶ 초등학교 후배인 직장 상사와 ‘맞짱’… 혼수상태
▶ 南최고지도자 최초로 北대중 대상 연설…“역사적 사건”
▶ 트럼프와 성관계 포르노배우, 신체 특징 자세히 묘사
▶ 남북정상 백두산行…김정은, 삼지연공항서 영접후 동행
Copyrightⓒmunhwa.com '대한민국 오후를 여는 유일석간 문화일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구독신청:02-3701-5555 / 모바일 웹 : m.munhwa.com ]
[AD]
topnew_title
topnews_photo 김위원장 동반 방문 제안 문 대통령 수용해 전격 결정 문대통령 이른 아침 숙소 나서…삼지연공항까지 전용기 이동 후 차량 이용 2박 3일..
mark초등학교 후배인 직장 상사와 ‘맞짱’… 혼수상태
mark트럼프와 성관계 포르노배우, 신체 특징 자세히 묘사
유명의사 커플이 약먹이고 성폭행…동영상만 1000..
교수 죽음 내몬 ‘가짜 대자보’ 배후에 동료 교수 있..
文대통령 국정지지율 59.4%…6주간 하락세끊고 급..
line
special news ‘극단원 상습추행’ 이윤택 징역 6년…‘미투’ 유명..
“권력 복종할 수밖에 없는 피해자 처지 이용… 절대적 영향력 악용 범행 반복”8명에 18차례 상습추행 인..

line
“유학비 마련하려다가”…무대장치 20대 알바생 추..
南최고지도자 최초로 北대중 대상 연설…“역사적 ..
美, 北과 즉각 협상 “빈에서 만나자…2021년1월까지..
photo_news
자전거 시속 296㎞… 주인공이 45세 여자라네..
photo_news
걸그룹 이름은 왜?… 팬도 시장도 원하는 ‘○○..
line
[주철환의 음악동네]
illust
어디에도 없는 ‘독보적 쇼맨’… 엄마의 밥 같은 노래로 情 일깨..
[인터넷 유머]
mark부부가 지켜야 할 교통법규 mark新. 말 실수 모음
topnew_title
number 강남 청약 최대수혜자는 무주택 금수저?
늦어서 속타고… 내용물 상하고… 분통 터지..
“총에 맞아 죽고 싶다”…흉기 들고 파출소 침..
‘性맹목’ 얽매이면 더 스트레스… 고유한 성..
‘스나이퍼’ 푸틴, 저격소총으로 600m 과녁 명..
hot_photo
천경자 ‘초원Ⅱ’ 20억원에 팔렸다..
hot_photo
손여은, ‘각선미 뽐내며 아름다운..
hot_photo
국민가수 아무로 나미에 은퇴에..
회사소개 | 광고안내 | 사업안내 | 이용안내 | 구독안내 | 독자참여 | 회원서비스 | 고충처리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책임자:최중홍) | Site Map
제호 : 문화일보 | 주소 : 서울시 중구 새문안로 22 | 등록번호 : 서울특별시 아01697 | 등록일자 : 2011년 7월 15일 | 발행·편집인 : 이병규 | 발행연월일 : 1997년 1월 1일
Copyright ⓒ 문화일보. All Rights Reserved. ☎ 02) 3701-5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