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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4·13선택 ‘19代 의원’ 평가 게재 일자 : 2016년 01월 29일(金)
110일 장외투쟁·지역민원 시위… 37일에 1번꼴 국회 포기
② 장외활동 페이스북트위터카카오톡밴드
▲ 거리로 김한길(앞줄 오른쪽) 국민의당 의원이 지난 2013년 8월 6일 서울광장에서 국가정보원 대선 개입 의혹 규탄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 피케팅 새누리당 김무성(가운데) 대표와 의원들이 지난해 4월 23일 국회 계단에서 연금개혁을 촉구하는 집단 피케팅 시위를 벌이고 있다. 문화일보 자료사진
44개월간 36차례 뛰쳐나가
더민주 20건·새누리 5건

더민주, 시청앞 최장기 투쟁
단식투쟁·릴레이 피켓시위도

“입법부 본연 역할 망각한채
거리로 나와 사회갈등 증폭”


19대 국회의원들은 37일마다 한 번꼴로 국회를 팽개치고 국회 밖으로 뛰쳐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장외 활동은 이해관계를 조정하고 갈등을 해결해야 할 입법부가 오히려 갈등을 증폭시키고, 입법부의 기능을 마비시킨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국회의원으로서 기본적인 역할과 임무를 망각한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29일 바른사회시민회의가 19대 국회 개원 이후 올해 1월 25일까지 약 44개월 동안 국회의원들의 장외 집회 등 국회 밖 장외 활동 사례를 조사한 결과 모두 36차례인 것으로 조사됐다. 평균적으로 37일마다 한 번씩 장외 활동이 벌어진 셈이다. 이옥남 바른사회시민회의 정치실장은 29일 통화에서 “사회적 혼란 속에서 국회는 입법부로서 역할에 충실하기보다는 사회적 이슈에 편승해 정쟁을 가중시켰다”며 “일부 의원은 국회보다는 장외나 길거리에서 삭발하거나 단식하고 피켓 시위를 하는 등 입법부 구성원의 책무와 거리가 먼 행동을 했다”고 지적했다.

장외 활동이 가장 많았던 정당은 제1야당인 더불어민주당(더민주)으로, 36건 중 절반이 넘는 20회를 차지했다. 이어 옛 통합진보당이 6건, 정의당도 5건 장외 활동을 벌였다. 심지어 집권여당인 새누리당 소속 의원이나 지도부가 국회 밖으로 뛰쳐나간 사례도 5건이나 됐다. 장외 시위에는 당 지도부와 평의원의 구분도 없었다. 당 지도부의 경우 주로 정국을 관통한 현안을 국회에서 풀기보다는 손쉽게 장외 투쟁을 택한 경우가 많았고, 개별 의원들도 지역구 민원성 사업이나 본인의 의사를 관철하기 위해 돌출 행동을 서슴지 않았다.

최장 기간 국회를 비운 것은 더민주가 2013년 7월 23일부터 11월 10일까지 무려 110일간 서울시청 앞 노숙 투쟁을 벌인 것이다. 명분은 국가정보원의 대선개입 의혹 규명이었다. 당시 김한길 대표부터 나서서 시청 앞에 천막당사를 마련하고 노숙 투쟁에 나섰다. 김 전 대표가 노숙 투쟁에 매몰된 사이 국회의 기능은 사실상 마비됐다. 야당 의원들이 국회에 복귀하고서도 국회는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관련 공방에 야당의 장외 집회에 대한 공방이 더해져 한동안 정상화되지 못했다.

2014년 세월호 참사와 관련, ‘유민 아빠의 단식을 멈춰야 한다’는 명분으로 평의원 신분이던 문재인 전 더민주 대표는 광화문광장에서 단식 농성에 나섰다. 문 전 대표는 당 지도부의 단식 중단 요청도 거절한 채 단식을 이어갔다. 한 더민주 관계자는 “문 전 대표의 단식이 일부 지지층에는 큰 호응을 얻었지만 전체 야권에는 부담이 됐던 게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문 전 대표처럼 국회의원이 단식 같은 극단적 투쟁에 나선 경우도 7차례나 됐다. 김용익 더민주 의원은 진주의료원의 폐업 철회(2013년 4월 3∼10일), 용도 변경 반대(2014년 12월 5∼10일)를 명분으로 두 차례나 단식 투쟁에 나섰다. 우원식 더민주 의원도 ‘을(乙)’지키기 입법을 촉구하며 2013년 6월 28일부터 7월 3일까지 단식 농성을 벌였다.

장외 투쟁은 야당의 전유물만은 아니었다. 야당이 주로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 역사 교과서 국정화, 세월호 참사 등 정국을 뒤흔든 굵직한 이슈를 계기로 소수야당의 한계를 장외투쟁을 통해 극복하려 했다면, 새누리당은 선거용 장외 시위에 나섰다. 지방선거를 며칠 앞둔 2014년 5월 말부터 6월 초까지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의원들은 세월호 참사 등으로 불리한 선거 국면에서 ‘새누리당 도와주세요’ 등의 피켓을 들고 1인 시위에 나섰다. 선거가 닥치자 국회를 팽개친 셈이다. 야당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관련 릴레이 1인 시위가 계속되자 ‘이념 편향 역사 교과서’를 규탄한다는 명분으로 새누리당 의원들이 시위에 나서기도 했다. 지난해 공무원연금개혁협상 때에는 국회 본관 앞에서 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집단 시위를 벌였다.

지역구 민원성 사업 해결을 국회 밖에서 해결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인천 서·강화갑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은 시청사 신축 이전 용역에 지역구 내 루원시티를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하며 2015년 8월 26일부터 일주일 넘게 단식 투쟁을 벌였다. 장소는 대한토지주택공사(LH) 루원시티 사업단 주차장이었다. 충북 청주 흥덕갑 오제세 더민주 의원은 2015년 7월 28일 문장대 온천 개발을 즉각 중단하라는 지역구 내 장외 집회에 참석하기도 했다.

옛 통합진보당 의원들도 이석기 전 의원의 내란 음모 사건, 통합진보당 정당 해산 결정 등과 관련 수시로 단식·삭발까지 포함한 장외 투쟁을 벌였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는 29일 통화에서 “국민의 대표인 국회는 어떤 경우라도 국회라는 장을 통해 모든 것을 수렴해서 해결해야만 국민의 대표로서 자격이 있는 것”이라며 “반대투쟁을 하는 것은 스스로의 무능함, 자격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과거 절대 권력과 싸웠던 민주화 투쟁의 관성이 남아 장외 투쟁이 효과적 투쟁이라 생각하지만 민주화 이후 그런 것이 통용돼서는 안 된다”며 “국회가 포퓰리즘(Populism), 힘의 정치(Powerbased), 극단과 배제의 정치(Polarization)의 3P정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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