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만사-나라 밖>사우디 ‘男女議員 부동석’… “한 회의실 쓰지 마라”

지난해 말 사우디아라비아 최초로 여성의원들이 탄생했지만, 사우디 정부가 여성의원들의 공개적 의정활동을 사실상 봉쇄하는 방안을 교묘하게 규정하고 나서 국제적 논란이 되고 있다. 사우디 지방행정부는 최근 남성 의원과 여성 의원이 함께 회의를 해야 할 경우 마주 앉는 것은 물론 같은 공간에 있는 것조차 금지하는 규정을 만들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 보도했다.

이 규정에 따르면 남성 의원과 여성 의원은 별도의 회의실을 사용해야 하며, 의사 소통은 화상 회의를 통해서 하도록 하고 있다. 또 화상 회의 경우에도 남성 의원은 여성 의원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으며 얼굴을 볼 수는 없다. 사우디 정부가 이처럼 코미디 같은 규정을 만들자 여성 권리 신장에 새로운 걸림돌이 생겼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