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춘제 ‘유커 마케팅’ 호조… 최대 70% 매출 신장

부가세 즉시 환급서비스 유인
백화점·면세점·명동 ‘북새통’
고가수입품·화장품 등 상한가

지난 5~9일 서울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과 무역센터점에선 유커(중국인 관광객) 대상 매출액이 껑충 뛰었다. 지난해 2월 17~21일과 비교했을 때 중국 유일의 국책신용카드사 은련카드 기준으로 53.4% 신장한 것으로 집계됐다.

유커들은 ‘에르메스’, ‘루이비통’, ‘까르띠에’ 등 해외 고가 브랜드부터 ‘설화수’ 등의 국산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구매했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강남 지역을 찾는 유커들은 주로 고소득층에 자유여행객이 많다”며 “해외 의류 잡화 및 화장품과 함께 국내에서만 만날 수 있는 국산 고급 남녀의류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제(2월 7~13일) 마케팅이 주효하고 있다. 이 기간 최대 15만 명가량의 유커가 방한할 것으로 추정된 가운데 백화점, 면세점, 대형 쇼핑가와 명동 상가 등의 매출이 최대 70%까지 신장해 내수 부진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단비’ 역할을 하고 있다. 뒤늦은 감이 있지만, 부가세 즉시 환급서비스도 매출 유인 효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11일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을 보면 롯데백화점은 5~9일에 은련카드 기준으로 유커 매출이 45% 신장했다. 주로 1층 화장품 매장, 7층 스포츠 매장, 9층 행사장 등을 많이 찾고 있다고 롯데백화점 측은 설명했다.

김대환 롯데백화점 문화마케팅팀장은 “2월부터 진행한 부가세 즉시 환급의 경우 1~ 9일에 1일 평균 240건씩 1700건 가량을 이용했는데 편리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여서 시간이 지날수록 이용 고객의 숫자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도 지난해 춘제 대비 매출 신장률이 70%를 넘는 등 상승세가 뚜렷했다. 이 기간 백화점 전체 신장률이 2.3%, 설 명절선물 본 판매 실적이 8.3 % 신장한 것과 비교하면 유커 집객 및 매출 상승효과를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롯데면세점도 보수적으로 산정해도 입점객이 지난해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주에는 특히 단체관광객이 많이 몰려 매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유커의 집중 방한에 맞춰 매장을 새로 확장하고 전용 기획세트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프로모션을 준비해온 화장품 업계도 춘제 특수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플래그십스토어인 ‘후 헤리티지 팰리스’를 기존의 약 2배 규모로 확장하고 알리바바의 ‘티몰’과 손잡고 온·오프라인 연계 마케팅을 준비하는 등 심혈을 기울여 왔다”고 말했다.

이민종 기자 horizon@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