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 철수 시작>‘北 자산 몰수 나설까’ 긴장… 일단 완제품부터 반출

입주기업, 비대위 구성키로
몰수 땐 설비 등 1조원 손실

정부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에 대한 제재 조치로 개성공단 가동 중단을 발표함에 따라 입주기업들은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완제품과 설비 반출 등 철수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북한 측이 ‘몽니’를 부려 설비 등 자재 반출을 막는 동결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 입주기업들은 설비 등 개성공단에 투자한 1조 원가량의 자산이 북한에 전부 몰수되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24개 입주기업 대표자 모임인 개성공단기업협회는 11일 오후 긴급이사회를 열어 향후 대책 마련을 위한 비상대책위 구성 안건을 승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입주기업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완제품 및 자재, 생산설비를 북한에서 안전하게 반출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입주기업 A사 대표는 “오늘 개성에 들어가서 트럭에 완제품을 최대한 실어 나오고, 원단이나 자재 설비 등은 2차로 가지고 나올 생각”이라며 “반제품은 가지고 와봤자 우리에게 의미가 없어 고스란히 피해를 본다”고 말했다. 입주기업 B사 대표도 “원부자재를 반출할 수 있느냐가 먼저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입주기업들은 이날부터 최소 인원만이 개성공단에 들어가 철수 준비에 착수하고 있다. 개성공단 남측 체류인원은 평상시 800여 명이지만 지난 1월 6일 북한이 4차 핵실험을 한 이후 정부가 개성공단 내 체류 인원을 최소한으로 제한했다. 11일 현재 개성공단에 체류중인 인력은 248명이다.

철수 준비 인원이 한 명도 없는 55개 기업은 1명만 철수 준비 목적으로 개성공단에 들어갈 수 있다.

박민철·윤정선 기자 mindo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