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통일大戰 있을 것”… 北, 신병·주민들에 전쟁교육

올해 신검받는 신병들에게
‘통일 병사’ 별칭 부르기도

“美제국 책동에 경제 어려워”
교양학습때마다 반복 강조

김정은, 치밀한 장기전 준비
제재국면 ‘오판’ 가능성 우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염두에 두고 이미 지난해 3년 치 군량미 비축을 지시했다는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의 보도는 김정은 정권이 얼마나 장기적으로 치밀하게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준비해왔는지를 말해준다.

특히 도발에 따른 군량미 비축을 지시한 때가 남북 간 고위급회담 및 이산가족 상봉 등이 논의되던 대화 국면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김정은 정권은 대내외 대화국면이나 흐름과는 무관하게 도발을 꾸준히 준비해왔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김 제1위원장의 이런 행태는 결국 대남전략에 있어 핵이나 미사일을 사용하는 ‘오판’으로 이어질 가능성까지 말해주는 것이어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정은 정권과 북한군이 주민들을 대상으로 올해 ‘통일대전’이 있을 것이라는 교양을 최근 꾸준히 해오고 있다는 점에서 김 제1위원장의 오판이 한반도의 전화(戰禍)로 이어질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RFA는 지난 설을 앞두고 중국에 나온 평양의 소식통을 인용해 “김 제1위원장은 지난해 북한 군부에 향후 3년 치 군량미를 미리 준비해 놓을 것을 지시하고 기회 있을 때마다 이를 점검해 왔다”고 말했다.

현재 한·미 양국은 물론 국제사회는 북한의 도발에 따른 우리 정부의 개성공단 가동 중단 대응과 미국 의회의 북한 돈줄 차단 움직임 등과 맞물려 김 제1위원장의 오판 가능성에 촉각을 집중하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기습적인 핵 공격을 가할 경우 한반도 적화통일이 가능하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서울과 인천 등 대도시와 주한미군과 한국군의 핵심 거점 기지에 핵폭탄을 투하하면 전력 면에서 북한군이 우위에 설 수 있다고 계산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북한은 전쟁을 속전속결로 끝내는 ‘7일 전쟁’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이 소식통은 “(김정은이) 군량미 확보를 강조한다고 해서 군량미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결국 농민을 쥐어짜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라며 “김정은이 약속한 분조 관리제의 분배 원칙을 해마다 지키지 못한 이유를 이제야 알 것 같다”고 말했다.

함경북도의 한 소식통은 “북한 당국은 올해 통일대전이 있을 것이라는 교양을 하고 있다”며 “이 때문인지 올해 신체검사를 받는 초모병을 ‘통일 병사’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그는 “각종 교양학습 시간마다 ‘미제’의 공화국 적대 책동과 제재 소동 때문에 국가경제가 어렵다는 것을 귀에 못이 박일 정도로 되풀이해 강조한다”면서 “이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자력갱생’을 내세우더니 최근에는 ‘자강정신’이라는 말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