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정치革新 외쳐온 두 야당의 ‘저질 인신공격戰’

정치 혁신(革新)에 대한 입장 차이를 내세워 갈라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최근 보이는 일부 행태는 볼썽사납기 짝이 없다. 선거에 연패한 문재인 전 대표는 사퇴 요구에 맞서 ‘당 혁신’을 내걸었고, 김상곤 전 혁신위원장은 “막말이 당에 발 못 붙이게 하겠다”며 공천에 불이익을 주도록 했다. 안철수 의원은 ‘혁신 실패’를 탈당 명분으로 삼았고, 국민의당은 막말·갑질·부패 후보를 배제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런데 두 야당은 상대 당 대표를 향해 저질 인신공격전(戰)을 펼쳐 정치의 품격조차 떨어뜨리고 있다. 막말의 당사자가 당 최고지도부여서 더 어이없다.

김종인 더민주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10일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에 대해 “샌더스라 했다가, 스티브 잡스라고 했다가 왔다갔다 한다. 그 사람이 정직하지 않다” “의사 하다가 백신 하나 개발했는데, 경제를 잘 알겠느냐, 적당히 이야기 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에 장병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김 위원장을 겨냥, “박쥐처럼 이쪽저쪽 왔다갔다” “본인이 월급 한 번 줘 봤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독일에서 박사 학위 한번 따서 계속 우려먹고 있다”고도 했다. 앞서 이종걸 더민주 원내대표의 ‘그년’, 정청래 전 최고위원의 ‘공갈’ 등 막말 파문이 끊이지 않았다. 정책과 노선을 놓고 냉철하게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이처럼 인격적 매도에 나서는 것은 스스로 협량(狹量)과 자질 부족을 보여줄 뿐이다.

이런 와중에 정작 경제를 잘 안다고 ‘자화자찬’하는 두 당이 내놓는 공약을 보면 위기에 처한 경제를 어떻게 살릴 것인지에 대한 비전은 안 보이고, ‘평균연봉 인상’(더민주) ‘청년 임대주택’(국민의당) 등 재정 투입 아이디어투성이다. 막말은 발설자에게 부메랑으로 돌아가게 돼 있다. 여기에 포퓰리즘까지 가세하면 국민 신뢰를 얻기는 더 어려워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