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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게재 일자 : 2016년 02월 19일(金)
영화처럼 펼쳐진 ‘인간 成龍’의 해학넘친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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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룡, 철들기도 전에 늙었노라 / 청룽·주모 지음, 허유영 옮김 / 쌤앤파커스

“청룽(成龍)을 아시나요?” 그럼 좀 더 쉽게, “성룡을 아시나요?”

중국이 낳은 불멸의 스타 중 한 명인 청룽은 대표적 ‘지한파(知韓派)’ 배우다. ‘성룡표 영화’라는 스턴트식 액션 영화가 한국 영화계를 주름잡던 시절이 있었고, ‘명절=성룡’이라는 등식이 성립했다. 내한 기자회견을 가질 때마다 “반가워, 반가워”라며 반복적으로 한국말을 내뱉는 청룽의 모습은 꽤 익숙하다. “왜 매번 반말이냐”고 반문할 수도 있지만 어느덧 그의 나이도 62세, 이제는 장년층이다.

청룽과 그의 오랜 친구인 주모(朱墨)가 3년에 걸쳐 함께 쓴 그의 자서전 ‘성룡, 철들기도 전에 늙었노라’는 8세 때 연기를 시작해 오직 영화를 위해 생을 바친 남자의 이야기가 오롯이 담겼다. 또한 그의 현재와 과거를 아우르는 100여 장의 사진은 청룽을 기억하는 팬이라면 놓칠 수 없는 아이템이다.

액션과 무협 장르만큼은 할리우드 부럽지 않은 나라가 중국이다. 리샤오룽(李小龍), 리롄제(李連杰) 등 걸출한 액션 스타보다 청룽이 확실히 나은 점은 웃음과 친근함이다. 스턴트맨 출신으로 오랜 무명의 세월을 거친 그의 액션에는 해학과 멋이 있다. 리샤오룽을 추종하며 쌍절곤을 휘두르던 이들이 어느 날 쌍절곤을 집어던지고 비틀비틀거리며 취권을 따라한 이유다.

이 책이 흥미로운 건 청룽을 찬양하거나 찬란한 과거를 곱씹기 때문이 아니다. 고 덩리쥔(鄧麗筠)과의 연애 시절 이야기, 아들 팡쭈밍(房祖名)의 대마초 사건, 여배우 우치리(吳綺莉)와의 불륜 사건처럼 직접 밝히기 민감한 사연까지 거리낌없이 꺼내며 ‘인간 청룽’에 초점을 맞춘다.

1983년 영화 ‘프로젝트 A’를 찍을 때 15미터 높이 시계탑에서 뛰어내리는 연기를 회상하며 시작되는 이 자서전에는 오랜 기간 스턴트맨으로 살아온 청룽의 신념이 담겨 있다. “우리는 왜냐고 묻지 않는다. 그저 죽기 살기로 할 뿐이다.” 머리로 계산하기 전에 몸으로 먼저 보여주는 액션, 청룽만의 액션 영화가 따로 분류되는 이유다.

한국에서 청룽은 더 이상 예전과 같은 스타가 아니다. 20대 이하 관객 중 영화관에서 그의 작품을 한 편도 보지 않은 이들도 즐비하다. 그들에게 청룽의 일화를 들려주고 싶다. 어느 나라 공항에서 바삐 출국장으로 향하던 청룽은 사인을 요청하는 노신사에게 “다음에요”라고 말하고 지나쳤다. 그 노신사는 “허허허, 다음에요? 내가 죽기 전에 다시 만날 수 있을까요?”라고 되물었고, 탑승 게이트까지 들어갔던 청룽은 결국 되돌아와 노신사에게 사인을 해줬다.

왜 청룽을 ‘따거(큰 형님)’라 부르고, 그의 영화에 열광하는지 궁금한가? 그럼 지금 당장 ‘용형호제’나 ‘폴리스 스토리’ DVD를 빌려 보라. “다음에요”라는 대답은 잠시 접어두고.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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