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돈의 美 대선>트럼프 자서전 ‘거래의 기술’로 본 선거 전략… 더 크게, 더 강하게, 더 자극적으로

지난 1일 미국 공화당 슈퍼화요일 경선에서 대세로 떠오른 도널드 트럼프의 대권 청사진을 알기 위해서는 지난 1987년 출간된 그의 자서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트럼프의 대선 전략이 잘 보이지 않지만 사실은 쉽게 찾을 수 있다”면서, 트럼프가 41세 때 쓴 ‘거래의 기술(The Art of Deal)’ 내용을 소개했다. 이 책은 지난 2004년 한국어판으로도 나온 바 있으나, 현재는 절판된 상태다.

거래의 기술에서 트럼프는 자신만의 비전통적인(unorthodox) 협상 시도 요소들을 11가지 원칙으로 추려내 강조했다. 11개 원칙에는 ‘자신의 지위와 관련된 말을 퍼뜨려라’ ‘더 자극적일수록 좋다’ ‘강하게 맞서라. 특히 패배자들에겐 더욱더’ ‘즐겨라’ ‘크게 생각하라’ ‘너의 시장을 알아라’ 등이 포함돼 있다. 트럼프는 또 이 책에서 “당신이 (다른 사람과) 다소 다르거나 충격적인 사람이라면, 혹은 과감하고 논란거리가 될 일을 한다면 언론은 호기심을 갖고 기사를 쓸 것”이라고 조언했다.

트럼프는 실제 현재 대선 캠페인에서도 이 원칙들을 따르고 있다. 캠프 대변인인 호프 힉스는 트럼프 진영에 합류한 이후 거래의 기술을 세 번이나 읽었으며, 트럼프의 아들 에릭은 “선거유세 현장에서 거래의 기술 속에 제시된 원칙들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말했다. WSJ는 “트럼프가 자신만의 괴상한 접근법으로 최근 경선에서 잇따른 승리를 얻어냄에 따라 공화당 진영이 흔들리고 있으며, 그의 라이벌들은 트럼프를 이기는 방법을 고안하기 위해 혈안이 됐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선거운동 매니저인 코레이 레반도프스키에 의하면 트럼프는 ‘크게 생각하라’는 원칙에 입각해 한두 개 주 경선 승리 전략을 세우지 않고, 전 국가적 선거유세를 염두에 둔 채 대선 경쟁에 뛰어들었다. 또 ‘너의 시장을 알아라’는 전략에 알맞게 워싱턴 정가에 불만을 가진 반체제 성향의 유권자들을 집중 공략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