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기 되찾은 르노삼성 부산공장>“SM6 잘 팔리니 ‘힘들다’ 소리 사라져”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7일 부산 강서구 신호동 르노삼성 부산공장의 검사라인에서 작업복을 입은 직원들이 막 생산된 신형 ‘SM6’를 꼼꼼이 살펴보고 있다. 르노삼성 제공

잔업·특근에도 주문 밀려
1분에 1대꼴… 생산성 5위
“회사가 살아야 직원도 살아”

“차가 안 팔릴 때는 일 하면서 힘들다는 말이 많았죠. 그런데 오히려 차가 잘 팔리고 일감이 많아지자 그런 말이 사라졌습니다. 주야 1시간씩 잔업하고 토요 특근까지 하지만 밀린 주문을 생각해 한 대라도 더 빨리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뿐입니다.”

7일 오후 부산 강서구 신호동 르노삼성 부산공장. 330㎢ 면적의 공장 내부에서는 2200여 명의 직원들이 차체에 각종 부품을 조립해 차를 완성하느라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던 직원들은 최근 회사 분위기를 묻자 이구동성으로 이같이 말했다.

미국 수출용 ‘로그’ 물량이 늘고 최근 6년 만에 출시된 중형 세단 ‘SM6’까지 사전계약만 1만1000대를 넘길 정도로 큰 인기를 끌면서 생산량이 지난해 초 시간당 50대에서 올해는 60대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1분에 1대꼴로 차가 완성되는 셈이다. 특히 부산공장은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7개 차종을 한 라인에서 생산한다. 직원들이 더 바쁠 수밖에 없다.

경기불황이 무색할 만큼 활기가 넘쳤지만 사실 이 곳은 지난 2011년 24만 대를 넘었던 생산량이 2013년 13만1933대로 반토막날 만큼 경영악화로 어려움을 겪었다. 신차가 없어 생산은 급감했는데 인건비 등 비용은 갈수록 높아져 2012년에는 희망퇴직으로 많은 직원들이 정든 일터를 떠나야 했다. 2014년 닛산 로그 수출 물량을 확보해 회생의 숨통을 텄지만 본격 부활의 신호탄이 올라간 것은 지난해부터다.

지난해 7월 르노삼성 노조는 국내 완성차업계 최초로 호봉 승급제 폐지와 임금피크제 도입 등을 뼈대로 한 파격적인 노사 대타협안을 분규없이 타결했다. 생산성도 크게 높였다. 일반적으로 생산성이 연 평균 3~5% 가량 높아지면 우수 작업장으로 평가되는데 부산공장은 1년 만에 무려 17.5%나 상승했다. 이 덕분에 부산공장의 경쟁력은 르노·닛산 얼라이언스 46개 공장 가운데 19위(2014년)에서 5위(2015년)로 뛰어올랐다. 올해는 3위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차체에 전기배선 등을 설치하는 트림 B공정을 맡은 최춘하(44) 공정장은 “지난해 노사합의로 월 20만 원씩 지급되던 현장 간부직원 수당이 없어져 개인적으로는 손해를 봤지만 회사가 살아야 직원도 살 수 있다는 생각에 감수했다”며 “회사의 경쟁력이 높아져야 다음 차종을 생산하는 기회를 얻고 고용안정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이제는 직원들 모두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직원들의 적극적인 자세에 회사도 화답했다. 애초 닛산으로부터 받은 로그 생산 물량은 연 8만 대였지만 부산공장의 생산성 및 품질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지난해 생산 물량은 11만 대로 확대됐다. 올해는 11만8000대의 로그 수출 물량에 내수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인 SM6, 하반기에 나올 QM5 후속모델까지 가세하면서 생산량이 경영위기 이전 수준인 21만 대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회사 관계자는 “무인운반차(AGV) 등 작업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도 늘려 지난해 150억 원, 올해 200억 원을 투자한다”고 말했다.

부산 = 김남석 기자 namdol@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