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33>이한구 “황진하는 김무성 심부름꾼… 공천심사만 방해”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샌드위치? 공천을 둘러싼 새누리당 내 계파 갈등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는 가운데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친박근혜)계 이한구(오른쪽 사진) 공천관리위원장 사이에 낀 김무성(가운데 〃) 대표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김낙중 기자 sanjoong@·연합뉴스

“난 회의 민주적 운영”
黃은 공관위 회의 불참
김무성은 여전히 침묵
친박·비박 공천갈등 심화

살생부, 여론조사 유출에 이어 윤상현 의원의 막말 녹취록 파문으로 불거진 새누리당의 공천 갈등이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전면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 부위원장인 황진하 사무총장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의 회의 진행 방식이 독선적이라고 비판하며 11일 오전 회의에 불참했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황 총장의 회의 불참에 아랑곳하지 않은 채 이날 면접 심사와 3차 공천심사 결과 발표를 예정대로 진행할 계획을 밝히는 등 정면 돌파 태세를 보이고 있다.

이 위원장은 이날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나더러) 독선적이라고 하는데 다른 위원들에게 물어보라”면서 “(황 총장의 회의 참석과 관계없이) 오늘 공천심사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이 위원장은 통화에서 “오히려 황 총장 등 일부 내부 위원은 김무성 대표의 심부름꾼으로서 공천 심사를 방해만 한다”며 “외부 위원들도 나의 개혁공천 방향을 절대 지지하고 있고, 김 대표 지역구 발표 연기 건도 민주적으로 공관위의 동의를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황 총장은 오전 원내대책회의에 참석해 다시 한 번 이 위원장을 비판했다. 황 총장은 “김무성 대표의 경선 명단 발표 하나만 가지고 얘기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강조한 뒤 “민주적으로 회의체를 운영하고 총선 경쟁력을 높이도록 빠른 시간 안에 공천 절차를 진행하는 업무 개선, 민주적 회의체 운영을 요구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오늘도 침묵을 이어갔다. 오전 공식 일정을 비운 김 대표는 이날 의원회관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아무 할 말이 없다”고 반응했다. 일단 공관위는 황 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불참한 가운데 공천 면접 심사는 예정대로 소화했다.

다만 오전 중 발표하기로 했던 3차 공천심사 결과는 오후로 연기했다. 면접 심사 직후 이 위원장은 황 총장 등 공관위원들과 만나 접점 찾기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공관위 내부는 사실상 김 대표의 입장을 지지하는 세력과 이 위원장을 지지하는 세력으로 양분된 상태다. 그 격차 또한 벌어질 대로 벌어진 상태여서 앞으로 더 큰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이 위원장은 황 총장의 보이콧에도 불구하고 “김 대표의 지역구 경선을 조기에 발표하지 않겠다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공관위는 회의 내용의 유출을 둘러싸고 내부 논란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공관위 측에 따르면 이 위원장은 공관위원 중 누군가에 의해 회의 내용이 실시간으로 김 대표 등 외부에 흘러간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공관위원은 “회의 도중 특정 후보들에 대해 민감한 발언을 했더니 곧바로 해당 후보들이 ‘왜 그렇게 말하느냐. 잘 봐달라’고 항의하거나 ‘지원해주셔서 감사하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오곤 해 놀랐다”고 밝혔다.

김만용·김동하 기자 mykim@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