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브라질 감기 걸리면 인접국은 癌”… 남미 전역 ‘경기침체 후폭풍’

브라질 경제성장률이 25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지는 등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후폭풍이 남미 인접국으로 번지고 있다.

17일 브라질 일간지 폴라 지 상파울루 등은 브라질 경기 침체와 내수 감소, 헤알화 약세 등이 이어지면서 아르헨티나 등 인접국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가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브라질은 저유가와 환율 불안으로 경기가 얼어붙고 있다.

브라질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브라질 1월 산업 생산은 전년 동월에 비해 13.8%나 줄었고, 소비 역시 전년 동월에 비해 10.3%나 감소했다. 브라질 산업과 내수 침체는 수입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라질의 올 2월 수입액은 1031억 달러(약 120조8847억 원)로 전년 동월(1493억 달러)에 비해 31%나 급감했다.

문제는 남미 최대 경제국인 브라질의 수입이 이처럼 급감하면서 브라질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은 인접국 경제도 충격을 받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브라질의 수입에서 비중이 큰 아르헨티나와 파라과이 등의 피해가 크다. 실제로 브라질 경기가 둔화되면서 아르헨티나의 산업 생산이 악화되고 있다.

올 1∼2월 브라질의 아르헨티나산 제품 수입은 전년 동기에 비해 31%가량 감소했다. 브라질의 아르헨티나산 제품 수입 감소로 가장 타격을 받은 부문은 자동차 산업이다. 아르헨티나 자동차 수출의 80% 이상이 브라질로 향하는 탓이다. 올 1∼2월 아르헨티나 자동차 생산은 27.1%나 줄었고, 수출은 42.4%나 감소했다.

남미공동시장 최대 유통 거점 도시인 파라과이의 시우다드 델 에스테에서는 문을 닫는 가게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5000여 개 매장이 영업을 해왔지만 최근 1년 사이 1000여 개 매장이 문을 닫았고, 1만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이곳을 자주 찾던 브라질 주민들이 물가 상승과 소득 감소에 허리띠를 졸라맨 탓이다. 모하메드 마나 시우다드 델 에스테 상공회의소 회장은 “시우다드 델 에스테는 브라질 경제와 밀착돼 있다”며 “브라질이 감기에 걸리면 이 도시는 암에 걸리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