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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4·13 선택-총선자문委 공천평가 게재 일자 : 2016년 03월 22일(火)
“국민 100% 여론조사 경선, 逆선택 등 폐해… 위헌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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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근 변호사
- ② 선거법으로 본 공천문제

선거법 규정된 경선 형해화
여론조사 현역만 유리 문제
女30% 지역구 추천도 외면

정치신인 진입 수월하도록
예비후보자 등록 앞당기고
사전선거운동 차별 없애야

선거구 획정지연 예방위해
국회가 입법시한 넘길 경우
선관위 공포가능 규정 둬야


선거는 정치엘리트를 뽑아서 먹고살기에 바쁜 국민을 대신해 나랏일을 잘해달라고 맡기는 것이다. 그래서 선거(election)와 엘리트(elite)는 어원이 같다. 그러기에 누가 뭐라 해도 선거에서는 국민을 대표할 만한 ‘뛰어난 엘리트’, ‘최고의 에이스’, ‘베스트 오브 베스트’를 뽑아야 한다. 문제해결능력과 국가경영능력을 갖춘 지도자를 선택하는 것이 선거다. 다른 한편, 선거는 정치지도자(guardians)를 감시(guard)하는 제도이기도 하다. 결국 선거는 국민을 대신해 일할 정치엘리트를 뽑는 일과 지금까지 그들이 한 성과를 평가·심판하는 일, 두 가지가 섞여 있는 것이다. 선거에서 정당이 담당하는 공천도 마찬가지다.

주요 정당의 공천이 거의 마무리되었다. 이번 제20대 총선을 앞둔 여야의 공천에 대해서는 내용과 절차 두 측면에서 평가해볼 수 있다.

정당은 국민의 여망에 부응해 자질과 능력, 도덕성과 정의감을 가진 인재, 변화를 상징할 참신한 에이스급 인재를 적극 영입해 공천해야 할 의무가 있는데, 이번에도 여전히 국민적 기대에는 못 미친다. 여야의 공천결과만 놓고 보면 20대 국회도 별반 나아질 것 같지 않다는 것이 솔직한 평가다. 상향식 공천이 지나치게 강조되다 보니, 직업정치인들과 그렇고 그런 사람들만 득세하고 ‘정말 잘할 수 있는 사람’은 선뜻 나서지 못하는 문제도 생겼다. 예컨대 대학교수는 정치엘리트의 인재 풀인데, 휴직이 아니라 사직을 해야만 국회의원을 할 수 있게 법을 고쳐 놓았으니, 누가 안정된 교수직을 버리고 당내 경선에 나가려고 할지 의문이다.

선진국에서 전과자는 공직 후보자가 될 생각을 하지 않는다. 국민들도 그런 사람은 절대 뽑아주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는 아직도 전과자나 비리 전력자가 공천을 받고 있어 놀라울 뿐이다. 적어도 공동체의 적대자였던 전과자를 공천해서는 안 된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이제 유권자가 반드시 심판해야 한다.

인재영입과 공천절차가 너무 벼락치기로 이뤄지고 있는 것도 문제다. 평소에 상시적으로 인재를 발굴하고 느긋하게 심도 있는 공천을 하는 정당 시스템을 제대로 갖춰놓아야 한다. 공천이 졸속으로 이루어진 데는 선거구획정이 지연된 탓도 있다. 이번에도 선거 1~2개월 전(17대 2월 27일, 18대 2월 15일, 19대 2월 27일)에 가까스로 선거구를 획정했던 악습이 반복됐다. 현역 기득권의 견고한 암묵적 카르텔 탓이다. 선거법상 선거구획정은 원래 선거 1년 전에 하도록 돼 있다. 선거법 부칙에서 이번 제20대 총선에 한하여 5개월 전에 하도록 돼 있었는데, 이것도 지키지 못했다. 국회가 지난해 11월 13일까지, 나아가 헌법재판소가 정한 입법시한인 지난 연말까지도 입법에 실패해 선거구 자체가 없는 초유의 비상사태가 발생했다. 이는 한국법치주의의 공백이다.

이 문제부터 대책을 세워야 한다. 국회가 시한을 어기는 상황이 생길 수 있음을 상정하고 그런 경우 어떻게 할지를 미리 법률에 규정해 두어야 한다. 헌법상 예산안 의결기한(12월 2일)이 엄연히 있음에도 국회가 이를 자주 어기자 국회법에 예산안 및 부수법안 본회의 자동부의 제도를 신설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했던 것은 좋은 예다. 선거구의 경우, 예컨대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법이 정한 기한 내에 선거구획정안을 국회에 제출하지 못하면 국회의장이 관련 상임위원장의 의견에 따라 직권상정을 바로 할 수 있게 한다거나, 국회가 일정시한까지 선거구 입법을 하지 못하면 즉각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선거구를 정하여 공포할 수 있도록 하는 위임규정을 두면 해결된다.

특히 이번에 처음 독립한 선거구획정위는 의결정족수가 3분의 2로 정해져 있어 여야 추천위원 각 4인이 대립하면 아무 일도 하지 못했다. 앞으로 과반수 의결로 선거구획정이 가능하도록 개정해야 독립성이 유지될 수 있다.

다음, 공직선거법 47조 제2항은 “정당이 후보자를 추천하는 때에는 민주적인 절차에 따라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야의 공천이 과연 민주적 절차에 따라 이루어졌는가. 공직선거법에 규정된 ‘제대로 된 당내경선’은 사실상 형해화됐다. 선거법상의 당내경선운동, 선관위 위탁 등을 거친 제대로 된 당내경선은 전무했다. 각 당의 당헌·당규상 ‘예외적인’ 당내경선 방법인 여론조사 경선이 도리어 원칙이 되어 버렸다. 당원이 포함되지 않은 100% 여론조사경선은 위헌의 소지가 있고 정당정치의 본래 모습도 아니다. 인지도가 높은 현역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한 방식이란 점도 문제다. 더구나 역선택과 방해 등으로 결과가 왜곡되기도 한다. 그리고 각 정당은 여성을 30% 이상 지역구에 추천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공직선거법 제47조 제4항의 여성 배려 정신을 이번에도 외면했다.

선거구획정 지연 못지않게 선거운동에 대한 각종 규제도 과감하게 개선돼야 한다. 사전선거운동의 규제와 현행 예비후보자제도는 정치신인의 진입장벽이 되었다. 영국, 미국, 독일, 캐나다 등 대부분의 민주국가에서는 선거운동기간에 대한 규제가 없다. 선진국은 선거운동의 방법에 대한 규제도 최소한도에 그치고 있으며, 선거비용 규제를 통해 선거의 공정성을 확보하고 있다. 이제 후보자의 조기 가시화와 투명성 제고, 선거운동 기회균등의 보장 차원에서 사전선거운동에 대한 현역과 신인과의 차별을 해소하고 예비후보자 등록 기간을 좀 더 앞당기고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 방법을 확대하는 정치개혁이 이루어져야 한다. 20대 국회에서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과 함께 정치개혁 과제로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한다.

이번 공천은 한계도 있고 아쉬움도 크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계속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대한민국의 변화를 향한 약속을 찾아 나서야 한다. 우리가 기대하는 정치란 미래를 설계하면서 이 시대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이라도, 변화와 희망의 최선두에 서서 우리를 인도할 정치지도자를 이제 잘 가려내고 선택하는 일만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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