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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6년 03월 22일(火)
국가 상대 犯罪수익 철저히 환수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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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호 / 성균관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방위사업청은 북한군 소총에 뚫리는 방탄복을 납품했던 업체에 170억 원 규모의 차세대 방탄복 납품 계약을 또다시 체결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서 해당 제품의 시험평가 결과를 조작한 혐의가 포착됐다. 방위산업 비리를 완전히 뿌리 뽑겠다는 정부를 비웃기라도 하는 듯하다. 정부가 방산 비리 척결에 대한 의지가 있는 것인지 의문마저 든다. 2억 원에 불과한 음파탐지기를 20배나 비싼 41억 원에 구입했으나, 정작 그마저 고장이 나서 세월호 참사 때 출동조차 못 했던 통영함 비리로 국민의 분노는 극에 달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방산 비리를 ‘이적행위’로 규정하고 강력한 척결을 국민에게 약속했다. 정부는 검찰, 경찰, 국세청, 관세청,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등 사정 및 금융기관을 총동원해 방위산업비리정부합동수사단을 출범시켰다. 지난해 신문 등 언론의 방산 비리 관련 보도가 끊이질 않았다. 이번에는 정말 방산 비리가 척결될 것 같은 기대감마저 들었다. 합동참모의장, 해군참모총장 등 고위 장성급을 포함한 전·현직 군인 40여 명, 국가보훈처장 등 전·현직 공무원 30여 명 등 모두 70명 이상이 비리 혐의로 기소됐다.

하지만 이러한 외형적 성과에도 불구하고 방산 비리가 척결됐다고 믿는 국민은 없어 보인다. 기소된 이들의 잇단 무죄 판결로 합동수사단에 대한 신뢰가 추락한 데다가, 방산 비리의 뿌리라 할 수 있는 브로커들과 정부와 군 고위층 실세들과의 연결고리를 찾아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합동수사단이 하던 일을 이어받기 위해 지난 1월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내에 방위사업수사부가 신설됐다. 수사부는 검사 15명과 파견 직원, 수사관을 포함해 모두 85명으로, 검찰 내 단일 부(部)로는 최대 규모라고 한다. 이를 두고 방위사업 비리를 척결하려는 박근혜정부의 의지를 분명히한 것이라는 평가도 있지만, 합동수사단이 수사한 사건을 뒤처리하는 선에서 그칠 것이라는 우려도 분명 있다. 하지만 방위사업수사부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는 점은 분명하다.

합동수사단처럼 한시적 기구는 정해진 시간 내에 성과를 내야 한다는 강박감 때문에 내실 있는 수사보다는 이벤트 수사에 치중하는 경향이 짙다. 방위사업수사부는 인기 영합의 보여주기 이벤트 수사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고 내실 있는 수사를 해야 한다. 또다시 요란하기만 할 뿐 성과 없는 수사를 한다면 오히려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실망은 더욱 커질 것이다.

방산 비리는 대한민국의 안위를 위협하는 중범죄(重犯罪)다. 단순히 비리를 통해 금전적 이득을 보는 경제 사범이 아니다. 국민이 내는 세금의 10분의 1이 국방비로 쓰인다. 그 돈으로 총알에 뚫리는 방탄복을 사는 정부에 대한 국민의 실망과 불안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처럼 국가를 상대로 한 부정·비리 수익은 끝까지 환수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방산 비리 관련 수사가 철저해야 한다.

오랜 세월 구조적으로 고착화한 비리를 일거에 척결하긴 결코 쉽지 않다. 정부의 모든 사정·금융 기관이 합동 수사를 해도 찾아내지 못한 비리의 핵심 연결고리를 방위사업수사부가 밝혀 내는 일 역시 쉽지 않을 것이다. 대통령과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지속적 지원이 있어야 한다. 정부의 의지와 지원은 국민의 관심과 여론에 달렸다. 그저 분노하기보다는 방위사업수사부의 활동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로써 이번에야말로 방산 비리를 뿌리 뽑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의 관심이 방산 비리 척결의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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