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사케 안전 홍보는 눈속임”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행사 중단을” 시민방사능감시센터 등 시민단체 회원들이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주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 앞에서 26∼27일 열릴 예정인 일본 사케 페스티벌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전문가들도 안전성 우려 주장
“우리나라서 독립적 검증 필요”

대지진으로 인해 방사능이 대거 유출됐던 일본 후쿠시마(福島)현과 그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식품을 일본 정부와 업계가 정확하고 구체적인 안전정보에 대한 공개 없이 우리나라에서 홍보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의견을 전문가들은 내놓고 있다.

일본 외무성은 올해 2월에도 서울에서 후쿠시마현과 그 인근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자와 전통주를 홍보하는 행사를 열려다 지방자치단체의 불허와 시민단체들의 반발에 부딪혀 취소한 적이 있다.

일본대사관 측에 사케 홍보 행사 취소를 촉구한 시민단체 차일드세이브 최경숙 대표는 25일 “일본 정부는 현재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것처럼 행동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지만, 방사능 유출로 후쿠시마를 떠나야 했던 피난자 34만 명 가운데 귀환을 단념하는 주민이 많을 정도로 방사능에 대한 공포는 여전하다”면서 “그런 곳에서 생산된 물과 쌀로 만들어진 사케를 안전하다고 홍보하는 것은 눈속임”이라고 강조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원자력 전문가도 “방사성 물질의 반감기(방사성 물질의 동위 원소가 원래의 반으로 줄어드는 데 필요한 시기)는 수십 년에서 수천 년까지도 가기 때문에 후쿠시마 원전사고가 해당 지역 환경에 미칠 악영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존재한다”며 “일본의 검증시스템에 의해 해당 식품이 안전하다고 검증됐더라도 우리나라에서 독립적인 검증이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일본 현지에서 발표된 조사 결과를 보면,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된 쌀에서 검출된 방사능 수치가 점차 높아져 안전성을 장담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되고 있다.

시민방사능감시센터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일본 정부가 후쿠시마현에서 생산된 현미를 검사한 결과, 검사 대상 90% 이상의 쌀에서 50㏃/㎏ 이상의 세슘이 검출됐지만 원자력발전소 사고 이후 높게 설정한 방사능 기준치(100㏃/㎏) 미만이라는 이유로 시판됐고, 지난해 11월엔 같은 지역에서 생산된 쌀에서 2013년보다 높은 65㏃/㎏과 77㏃/㎏의 세슘이 검출되기도 했다.

노기섭 기자 mac4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