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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글로벌 포커스 게재 일자 : 2016년 04월 01일(金)
‘해양통로 확보’ 야욕이냐… ‘內政불안 달래기’ 포석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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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리비아 - 칠레 ‘물 전쟁 2차전 돌입’ 왜?

남미의 소국 볼리비아 정부가 지난 1월 남서부 안데스 고원지대의 ‘포포호수(Lake Poopo)’를 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고도가 3700m에 달하는 고원에 위치한 이 호수의 물이 지구 온난화와 주변 광산개발로 몽땅 증발해버렸기 때문이다. 포포호수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2배가 될 정도의 거대한 호수로, 내륙국가인 볼리비아의 중요 수자원 가운데 하나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와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은 지난 3월 13일 “안데스 지역에서 가장 오래된 토착문명으로 꼽히는 포포호수 인근 마을의 원주민들 삶이 뿌리째 흔들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포포호수 고갈에 놀란 볼리비아는 또다른 주요 수자원의 독점권한을 주장하고 나섰다.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은 최근 남서부 포토시의 실라라 수원을 칠레가 대가 없이 공동사용해서는 안 된다며 국제사법재판소(ICJ) 제소 방침을 밝혔다. 포토시는 해발고도 4000m의 고원지대에 위치한 곳으로 남미대륙에서 가장 오래된 광산도시다. 모랄레스 대통령이 포토시의 실라라 수원에 대한 독점권한을 주장한 데 대해 외신들은 “남미의 내륙국가 볼리비아가 물에 대한 갈망을 또다시 드러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사생활 논란 등으로 내정이 불안해진 모랄레스 대통령이 외부의 적(敵)을 만들고자 숙적 칠레를 끌어들인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앙숙 볼리비아와 칠레, 물 전쟁 2차전 돌입 = 모랄레스 대통령은 26일 타카치에서 펼친 대국민연설에서 볼리비아는 평화주의 국가, 칠레는 파시스트 국가라고 규정한 뒤 “우리는 칠레가 실라라 수원에 대한 우리의 ‘주권’을 존중하도록 ICJ에 제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문제가 된 실라라강은 볼리비아에 수원을 두고 양국 국경을 따라 흐르고 있다. 칠레 동북부의 산페드로 강과 합쳐진 뒤, 칠레에서 가장 긴 로아강(440㎞)으로 흘러든다. 로아강의 끝엔 태평양이 있다.

해양통로 확보는 볼리비아의 숙원이다. 텔레수르는 지난 23일 내륙국가 볼리비아에서 열린 바다의 날 행사 소식을 전하며 “내륙국가 가운데 가장 큰 규모의 해군 병력(6000명)을 갖고 있는 나라”라고 강조, 볼리비아의 해양진출 야욕을 시사했다. 이 때문에 볼리비아와 칠레 사이의 수자원 갈등 역사도 깊다. 2013년 볼리비아는 칠레와의 태평양 전쟁 이전 상태로 영토를 회복해 해양 통로를 확보하겠다며, 해당 문제를 ICJ에 제소한 바 있다. 태평양 전쟁은 페루와 연합군을 이룬 볼리비아가 1800년대 후반 칠레와 벌인 전쟁으로, 그로 인해 볼리비아는 400㎞의 태평양 연안과 12만㎢의 영토를 상실하며 내륙으로 발이 묶이게 됐다. 이른바 ‘태평양 출구’로 불리는 이 논란은 1978년 양국이 단교까지 선언하게 만들었다.

칠레는 실라라에서 발원된 강이 양국 국경을 따라 흐르는 만큼 ‘국제적인 강’으로 봐야 한다며 볼리비아의 주장을 일축하는 동시에, 맞고소 방침을 시사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우리의 국가 자주권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정 흔들’ 볼리비아와 칠레의 ‘점잖은 싸움’= 그러나 일각에서는 영토와 수자원 확보를 위해 군사적 충돌까지 불사하곤 했던 남미 국가들의 전례를 볼 때 ICJ 제소는 다소 점잖은 갈등해결방식이라고 지적했다. 페루와 에콰도르의 국경분쟁이나 칠레와 아르헨티나의 파타고니아 분쟁 등 영토 싸움이 흔한 남미대륙에서는 무력 충돌까지 번진 경우가 잦았다.

중남미전문가인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31일 문화일보에 “포퓰리스트인 모랄레스 대통령은 강자에 대한 사회·역사적 트라우마를 내정에 이용하는 경향이 짙다”면서 “그가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전통 백인지배층에 의한 인종차별문제를 건드린 게 성공했기 때문인데, 이번에는 공격대상을 전통 역내강국인 칠레로 바꾼 셈”이라고 말했다. 3선에 성공해 2020년까지 집권하는 모랄레스 대통령은 지지율이 70%대에 달했으나 지난해 말 사생아 논란 등 사생활 문제가 불거지면서 지지율 하락세를 겪고 있다. 지난 2월에는 4선 연임을 위한 개헌안에 대한 국민투표에서 패배했다. 이후 지난 8일 치러진 입소스(Ipsos) 여론조사에서 모랄레스 대통령의 지지율이 58%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텔레수르는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은 “사생활 문제로 궁지에 몰린 모랄레스 대통령이 외부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아들 부부의 비리 스캔들로 지지율이 바닥을 친 바첼레트 대통령 역시 실라라 논쟁이 안보적으로 비화하지 않도록 원만한 해결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김리안 기자 knr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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