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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게재 일자 : 2016년 04월 01일(金)
서울지하철 통합 ‘철밥통 노조’에 막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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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공사 누적적자 12조 불구
인력감축·승진경쟁 우려 거부
“도 넘은 밥그릇 지키기” 비난
노사정협의회, 논의중단 선언


서울시의 20년 숙원사업인 서울지하철 양 공사의 통합이 ‘철밥통’ 노조의 반대에 막혀 결국 무산됐다. ‘적자철(鐵)’을 ‘시민철(鐵)’로 바꾸려던 박원순 시장의 야심찬 공기업 혁신안이 평소 우군이라 여기던 노동자 집단에 의해 거부당하는 아이러니가 연출된 것이다. 박 시장은 반대진영의 반발을 무릅쓰고 노조 대표를 공기업 경영에 참여시키는 노동이사제 도입이란 ‘당근’까지 던졌으나 지하철 노조는 이를 발로 걷어차 버렸다.

1일 서울시와 서울 지하철 3개 노조에 따르면 전날 사측과 노조들은 지하철노사정협의회를 갖고 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와 서울시도시철도공사(5∼8호선)의 통합논의를 중단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3월 29일 서울메트로 양대 노조(서울지하철노조·서울메트로노조)가 앞서 15일 노사정협의회에서 잠정 합의한 통합안에 대한 찬반투표를 실시한 결과 각각 51.92%, 52.65%로 부결시켰기 때문이다. 도시철도공사노조는 71.4%의 찬성률을 보였지만 애초 한 곳이라도 과반 반대가 나오면 통합을 추진하지 않기로 합의한 데 따른 것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4년부터 서울지하철 양 공사의 통합을 통한 지출 절감과 서비스 및 안전 개선을 내세우며 혁신을 추진해왔다. 앞서 7명의 시장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던 용단이었다. 서울지하철은 1981년 서울메트로(옛 서울시 지하철공사), 1994년 서울시도시철도공사 탄생과 함께 양 공사 체제로 운영되면서 부채와 누적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중복인력 등 방만경영이 도마에 올라 그간 통합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조직과 기능이 겹쳐 시민 불편과 더불어 예산을 낭비한다는 지적도 받아왔다. 유실물관리센터도 따로 운영해 이를 잘 모르는 승객들이 어디에 문의해야 할지 한참을 헤매는 사례가 허다했다. 인재개발원이나 연구소 등도 별도 운영 중이어서 통합이 시급한 실정이다.

노조 내부에서는 이번에 반대표를 던진 조합원들이 인력감축 부분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부결된 잠정합의안에는 향후 4∼5년간 퇴직인력 3000∼4000명 중 중복인력을 충원하지 않는 방식으로 1029명을 감축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서울지하철 노조는 과거 민주노총의 총파업 공세 당시 강경 공공운수연맹의 전위세력으로 운행 중단이나 단축 등 파업을 일삼은 바 있다. 또 지난 2013년 임단협 때 대다수 공기업에서 퇴직금누진제를 감사원 지적으로 해지했음에도 서울메트로 노조가 유지를 고집해 호봉가산, 복지포인트 인상 방식으로 50%를 보전시켜 ‘귀족노조’ 비난을 들었다. 이번에도 시는 3개 노조를 상대로 직급을 기존 9계급제에서 5계급제로 줄이는데 반대했으나 결국 노조 주장이 관철됐다. 노조가 승진에 따른 과당경쟁, 직원 간 갈등을 우려해 감축시켰다는 분석이다. 또 슬라이딩 도어 등 외주부문 직영화도 사측은 전적으로 수용하긴 어렵다고 보았으나 노조가 지속적으로 요구해 일단 시행하는 방향에서 논의키로 했었다.

서울메트로노조 관계자는 “(통합되면)경쟁대상이 많아지는 것도 부담이 될 수 있지 않았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바른사회시민회의 박주희 사회실장은 “노조가 공기업 살리기보다 밥그릇 지키기에 나섰다고 볼 수밖에 없다” 면서 “말도 안되는 노동이사제라는 달콤한 유혹까지 뿌리친 걸 보면 양 공사 통합은 요원해 보인다”고 내다봤다.

김윤림 기자 bestman@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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