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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6년 04월 06일(水)
最惡 국가부채…일본 前轍 경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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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준모 / 연세대 교수·경제학

나랏빚이 걱정이다. 국가부채가 2015회계연도 기준 1284조8000억 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박근혜정부의 공무원연금 개혁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으로 부담해야 할 연금충당 부채도 659조9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16조3000억 원이 늘었다. 실제로 부담이 발생한 국가채무도 590조5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57조3000억 원 증가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의 비율은 37.9%로 OECD 회원국 평균 115.2%보다는 낮지만 문제는 매우 심각하다.

국가채무의 증가는 이미 구조적인 문제가 됐다. 국가채무가 2010년부터 2015년까지 매년 8.6% 늘었으나, 이 기간에 관리재정 수지의 적자가 13조 원에서 38조 원 수준까지 더 빠르게 늘었다. 빚을 조금이라도 갚지는 못하고 빚을 더 내야 할 형편이 된 것이다.

우리나라 재정 지출 중에서 절반 정도가 법에 따라서 의무적으로 지출해야만 하는 의무지출이다. 의무지출은 지방이전 재원인 지방교부세와 교육재정교부금, 그리고 복지 지출 등이다. 이러한 의무지출의 증가율은 재량 지출의 증가율보다 더 빠르게 늘고 있다. 특히, 복지 분야 의무지출은 다른 분야 의무지출보다 빠르게 늘어 2007∼2017년 간 연 9.9%씩 늘 것으로 예상된다. 의무지출뿐 아니라, 다른 경직성 비용도 많기 때문에 법이 바뀌지 않는 한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많지 않다. 결국 정치가 문제다.

일본의 국가채무가 GDP의 229.2%에 이르고 빚을 내서 이자와 빚을 상환하게 된 이유도 정치에서 찾을 수 있다. 자주 바뀌는 국가 리더십 때문에 포퓰리즘 정책이 기승을 부렸다. 지역 균형 발전을 명분 삼아 지역에 불필요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렸다. 지자체가 지역 관광산업을 진흥시킨다고 빚에 의존하다가 파산하기도 했다. 민주당 정권이 사회복지 지출을 늘리면서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 실효성 없는 저출산 대책으로 막대한 재정을 날렸다. 무상 고교 교육을 도입하면서, 국가채무는 늘어만 갔다. 우리도 일본의 전철(前轍)을 밟고 있다.

우리가 일본보다 더 심각한 건 모든 분야가 정치적으로 변했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은 당선을 위해선 혼신의 힘을 쏟지만, 국가채무엔 관심이 없다. 무슨 지원법, 무슨 특별법 등 지원과 육성을 담은 법안이 난립한다. 미래의 먹거리를 결정하는 연구·개발(R&D) 사업들도 정치적 흥정거리가 된 지 오래다. 복지를 빙자해 복지가 절실한 사람보다 표(票)가 되는 사람에게 지원한다. 이렇게 가면 국가채무를 줄일 가능성은 희박해진다.

재정 건전성이 당면 과제지만 증세는 답이 아니다. 일본이 2014년 소비세를 5%에서 8%로 소폭 올리면서 살아나려는 경기회복의 싹을 잘라버렸다. 우리도 증세를 했다간 경제가 그 누구도 책임질 수 없는 상황으로 추락할 수 있다. 따라서 재정 지출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우선, 사회보장기본법 개정이 시급하다. 사회보장기본법은 사회복지의 형평성과 효율성 간의 조화를 통해 복지사회를 지향한다. 현재 일부 지자체가 유사한 복지사업을 막무가내로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지자체를 실질적으로 제재할 수 있는 수단을 갖추도록 법을 개정해 복지사업의 형평성과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또한, 의무지출을 초래하는 법안의 재정 비용을 엄밀하게 추정하고 불필요한 법안들은 개혁해야 한다. 무엇보다, 포퓰리즘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국회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는 국민의 현명한 선택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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