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파나마 페이퍼스’ 파장>노재헌 페이퍼컴퍼니 인수한 中 첸카이 ‘SK텔레콤 홍콩벤처스…’의 등재 이사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노재헌 씨로부터 페이퍼컴퍼니 지분을 인수한 것으로 드러난 첸카이가 SK텔레콤 홍콩벤처스의 연간신고서에 이사로 등재돼 있다.

본보 관련서류 확보
또 다른 인수자 김정환씨는
SK거래 ‘인크로스홍콩’ 이사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 씨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세운 페이퍼컴퍼니를 넘겨받은 인사가 SK텔레콤의 투자 회사 관계자임을 추정할 수 있는 문건 내용이 확인됐다.

6일 문화일보가 확보한 홍콩 기업 등기 서류 등에 따르면 ‘원 아시아 인터내셔널(One Asia International)’ ‘지시아이 아시아(GCI Asia)’ 등 노 씨의 페이퍼컴퍼니 2곳을 넘겨받은 중국인 첸카이(Chen, Kai)는 2011년 7월 8일 설립된 ‘SK텔레콤 홍콩 벤처스매니지먼트(SK Telecom ‘Hong Kong’ Ventures Management co. Limited)의 이사(Director)인 것으로 확인됐다.

첸카이는 설립 당시부터 이사를 맡았고, 2015년 7월 13일 서류까지 이사(Director)로 등재돼 있다. 그는 중국 국적의 정보기술(IT) 전문가로 알려졌다.

첸카이는 또 SK그룹 관련설이 제기됐던 ㈜인크로스의 자회사였던 인크로스인터내셔널의 지분 1%도 2015년 4월 양도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인크로스인터내셔널이 노 씨가 대표로 있던 홍콩 법인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아울러 노 씨로부터 루제스 인터내셔널(Luxes international)을 넘겨받은 김정환 씨는 페이퍼컴퍼니를 넘겨받은 지 사흘 뒤인 2013년 5월 27일 설립된 ‘인크로스 홍콩’(Incross Hong Kong Limited)의 이사로 밝혀졌다. ‘인크로스 홍콩’이 발행한 주식 1주는 ㈜인크로스가 99% 지분을 소유했던 ‘인크로스인터내셔널’이 보유하고 있었다. 노 씨가 2007년 창업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진 모바일 광고 및 게임업체 ㈜인크로스는 매출 대부분이 SK와의 거래에서 발생해 과거 ‘일감 몰아주기’ 의혹이 일었던 회사다. 실제 이 회사는 2009년 매출이 97억 원에서 2010년 360억 원으로 급증했는데, 매출의 80% 이상이 SK 계열사로부터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이 최태원 회장의 처남인 노 씨 회사에 일감을 몰아주었거나, 노 씨를 내세워 위장계열사를 운영한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됐던 이유다.

일각에선 노 씨가 만든 페이퍼컴퍼니가 그의 자형인 최 회장이 이끄는 SK그룹과 연계됐을 가능성을 계속 제기해 왔다. 첸카이와 김 씨가 SK그룹 관련사 관계자로 볼만한 정황이 밝혀지면서 노 씨의 페이퍼컴퍼니와 SK그룹 사이 관련성에 대한 의문은 쉽사리 사라지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앞서 탐사보도 전문매체 뉴스타파는 “노 씨가 3곳의 페이퍼컴퍼니의 주식과 이사직을 2013년 5월 24일 중국인 첸카이와 한국인 김정환 씨에게 양도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하지만 뉴스타파 측은 이들의 정확한 신원은 알 수 없다고 했었다.

전현진·손기은 기자 jjin23@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