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민심혁명’>국회의장·주요 상임위원장… 의회권력 잇따라 야당 몫 될수도

국회선진화법 개정 이젠
새누리당서 반대 가능성

범여 129 vs 범야 171
더민주 내년 대선 ‘1번’

4·13 총선에서 집권여당이 제1당 자리를 야당에 빼앗기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야당이 의회권력을 차지함에 따라 20대 국회의장단이나 주요 국회상임위원장 자리에 야당 몫이 늘어날 수밖에 없어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싸고 진통이 예상된다. 내년 대선 때까지 더불어민주당이 1당을 유지하면 기호 1번을 받을 수 있다.

14일 국회사무처 등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이 원내 1당이 되면서 국회의장을 배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국회법상 국회의장단은 의원들의 자유 투표로 결정하도록 돼 있다. 새누리당은 안정적인 국정 운영을 위해 집권여당이 국회의장직을 유지해야 한다는 입장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여소야대였던 16년 전인 16대 국회에서 당시 한나라당이 국회의장 선출을 위한 자유투표를 주장한 적이 있어 자가당착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

만약 20대 국회에서도 국회의장 자리를 놓고 자유투표가 이뤄질 경우 더민주 소속 의원이 승리할 가능성이 크다. 국민의당이 부의장 자리 1석을 가지는 대신 국회의장은 더민주 측이 맡는 식으로 두 야당 간 교통정리가 이뤄질 수 있다.

새누리당이 무소속 당선인 11명 가운데 공천에 반발해 탈당한 유승민·주호영 의원 등을 복당시켜 1당 자리를 되찾더라도 과반(150석)에 턱없이 부족한 의석이다. 무소속 당선자 중 친여 성향은 7명이며 이해찬 의원 등 4명은 야당 출신이다.

19대 국회에서 2개 특별위원회를 포함한 18개 자리를 10대 8로 나눴던 상임위원장 자리도 재조정이 불가피하다. 국민의당이 원내교섭단체가 된 만큼 몇 개 상임위원장직을 배정해야 한다. 새누리당으로서는 중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내줘야 할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국회 안팎에서는 과반에 턱없이 모자란 의석을 얻는 데 그친 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 개정에서 아예 발을 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선진화법에 기대지 않고는 야당이 국회 권력을 장악하는 것을 막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민병기 기자 mingmi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