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3 ‘민심혁명’>여야 대립 쟁점법안 운명, 국민의당에 달렸다

- 캐스팅보트 행사할 사안

당 공약법안 전면에 내걸고
양당과 협상 응할 가능성도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은 20대 국회 주요 법안처리 과정에서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정부가 내세운 4대 개혁 등 국정과제와 각 정당의 주요 공약 등 쟁점 법안 대부분에 대해 국민의당이 결정권을 행사할 전망이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총선 전, 정부가 추진하는 일부 법안에 대해선 수정·보완을 통해 수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에 따라 정부의 개혁 과제가 어느 선까지 처리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1월 말 국민의당은 정책 의원총회를 통해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은 정부 측 보완 의견을 포함해 수용하되 재벌 편법 상속에 악용될 가능성은 향후 국회에서 제도적 장치를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 대해선 보건·의료 부문을 제외한 상태로 우선 제정하고, 보건·의료 분야 포함 여부는 논의를 거쳐 보완키로 한 바 있다. 노동 4법에 대해서는 고용보험법과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근로기준법 등 3개 법안은 수용하되, 파견근로자보호법은 노사정 합의를 통해 처리할 것을 촉구했다.

새누리당이 총선 공약 전면에 내세운 ‘한국판 양적 완화’는 국민의당이 반대 견해를 밝힌 만큼 찻잔 속 태풍에 그칠 공산이 커졌다. 새누리당은 중앙은행이 국채 등의 매입으로 통화를 시중에 공급해 경기를 부양하는 정책 실행을 위해 20대 국회 시작 100일 안에 한국은행법 개정안을 발의하기로 했다. 하지만 국민의당은 “더 큰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법안이 발의돼도 소관 상임위원회인 기획재정위 논의 단계부터 막힐 것으로 보인다.

캐스팅보트를 쥔 국민의당이 당 공약 법안을 전면에 내걸고 새누리당과 더불어민주당과의 협상에 응할 가능성도 커졌다. 국민의당이 1호 법안으로 발의하기로 한 ‘공공주택 특별법’(일명 컴백홈법)은 청년 세대의 주거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국민연금을 재원으로 청년희망임대주택을 조성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치인의 보은 인사를 막기 위한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낙하산 금지법) 처리 여부도 관심사다. 이 법은 국회의원이나 공직선거 공천 신청자·낙선자 등이 그 직을 사임한 지 3년이 지나지 않았다면 공기업·준정부기관 기관장, 이사 및 감사 후보자로 추천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19대 국회 임기가 오는 5월 29까지이지만 쟁점 법안은 고스란히 20대 국회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총선 후 쟁점 법안이 처리된 지난 2012년 18대 국회는 새누리당이 총선에서 과반을 획득한 상황이었지만, 이번에는 여소야대 정국이 형성돼 동력이 상실됐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