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사회 性인식 바꾸려 의사 30명이 뜻 모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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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환 여성性의학회 초대회장
노년층 등 대상 강연진행 계획

“인간의 본성에 접근한 ‘성(性) 본래의 모습’을 탐구해 널리 알리겠습니다. 성에 대한 편견을 없애 국민의 행복감과 만족감도 높이겠습니다.”

대한여성성의학회의 초대회장을 맡은 고민환(사진) 을지의대 산부인과 교수는 18일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노인의 성, 여성의 성 등은 물론 일반적인 성에 대해서도 사회적으로 논의를 꺼려왔다”며 “성에 대한 학술연구를 공론화해 우리나라의 왜곡된 성문화와 성 인식, 다중적인 성문화 인식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17일 출범한 대한여성성의학회는 산부인과, 정신과, 비뇨기과 의사 30명 정도가 뜻을 모아 창립했다. 대한성의학회가 이미 있지만, 성의 의학적 영역을 깊게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는 공감대에서 출발했다.

고 회장은 “수명 연장으로 노년의 삶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성 건강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지만, 이에 맞춰 건강을 책임져야 할 의사들의 성 건강에 대한 의식이 미약하거나 지식이 부족해 건강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하고 있다”며 “그동안 대학에서 도외시하고 등한시했던 성의학을 학문적으로 연구해 발전시켜야 할 부분이 있어 학회를 창립하게 됐다”고 말했다.

학회는 올바른 성에 대한 학술연구를 통해 의사들부터 성과 성의학에 대해 편견과 오해가 없도록 교육하고 이후 청소년, 예비 신혼부부, 노년층 등을 대상으로 성교육 강연을 진행할 예정이다. 사회적으로 논의 자체를 꺼리고 있는 성전환 수술, 여성 성 기능 개선, 질 성형술 등에 대해서도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기준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고 회장은 “성 기능을 회복하는 수술은 몇몇 의원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지만 쉬쉬하는 경우가 많아 수술의 적합성과 정당성 등에 대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며 “앞으로 대학과 연계해 환자 진료를 바탕으로 수술의 적합성과 기준 등을 정립하게 되면 의사는 물론, 환자들의 만족도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의 성의학적 진료에 대한 오해가 줄어들고 공감대가 마련돼 사회적으로도 잘못된 성 인식이 고쳐지고 바른 성문화가 정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용권 기자 freeus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