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인터뷰>“알파고, 이미 70년전 예견… 한국, 여태껏 손놓고 있다 충격”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이 지난 4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사무실에서 프로바둑 기사 이세돌 9단과 알파고의 대국을 지켜본 소감을 말하고 있다. 뒤로 보이는 그림은 김 소장의 캐리커처다. 김호웅 기자 diverkim@munhwa.com

김진형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

대한민국 사회에 ‘인공지능(AI)’이라는 광풍을 몰고 왔던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세기의 바둑 대결이 끝난 지 한 달이 조금 더 지났다. 기계와 인간의 대결이라는 구도로 수많은 이슈를 양산한 이번 대결이 한국 사회에 남긴 것은 무엇일까. 박근혜 대통령이 ‘역설적 행운’이라고까지 표현했던 만큼 이번 대결이 소프트웨어 불모지인 한국에서 열린 것은 한국 사회에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 일대 ‘사건’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어 보인다.

인공지능 분야 한국 최고 권위자이자 이 분야 국내 박사 1호인 김진형(67·카이스트 명예교수)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을 최근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에 위치한 사무실에서 만나 이번 대결의 의미와 우리가 가야 할 방향성에 대해 들어봤다. 그는 한국 사회의 과학기술에 대한 ‘소양 부족’을 지적하면서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소장은 인공지능이 가져올 세상에 대한 과도한 우려를 경계하면서도 그것이 가져올 양극화 문제에 대한 나름의 해답도 제시했다. 그는 희소자원을 ‘자본’으로 보는 현재의 자본주의를 ‘지식’을 희소자원으로 삼는 ‘솔루션 자본주의(solution capitalism)’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소프트웨어 전도사’답게 그의 논리 전개방식은 항상 ‘기-승-전-소(소프트웨어)’였다.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결에 대해 차분한 외국과 달리 한국에서는 속된말로 좀 ‘호들갑’을 떨었던 측면도 있는 것 같다.

“그동안 과학이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지 대한민국 사회가 몰랐다. 인공지능에 의한 과학의 진보를 모르다가 갑자기 알게 된 것이다. 한마디로 과학기술 소양이 너무 낮았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고 해야 할까.”

김 소장은 인자한 얼굴이었지만 ‘독설 본능’을 숨기지 않았다. 그동안 천대받았던 ‘한(恨)’이 숨겨져 있어서일까. 소프트웨어 분야 한국 최고 권위자인 그지만 얼마 전 열린 국가과학기술자문위원회에 처음으로 초대받았다고 한다. “알파고 덕분에 참석했다”는 김 소장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왔다.

―그동안 한국 과학계가 국제 과학계의 흐름을 읽지 못했다는 건가.

“알파고가 오늘날 사건을 일으킨 것은 70년 전 컴퓨터가 발명됐을 때 예견됐다. 그래서 지금 흐름은 상식적인 것이다. 한국의 지도자들, 특히 과학기술계 지도자들이 이런 흐름을 이해하지 못했거나 이해해도 어떤 조치를 취하지 않은 것으로 봐야 한다. 이 분야가 왜 빨리 발전하느냐 하면 전 세계에서 박사 50% 이상이 컴퓨터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도 그냥 ‘n분의 1’이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김진형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장이 지난 4일 문화일보와 인터뷰 중 인공지능 시대가 가져올 양극화 해결을 위해서는 ‘솔루션 자본주의’로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호웅 기자 diverkim@

그의 독설이 이어졌다.

“이번 정부 들어 대학교육 개혁을 위해 개혁위원회를 만들었다고 해서 명단을 들여다봤더니 몽땅 기계공학과 교수들이었다. 도대체 왜 이럴까. 막말로 기계공학과는 구조조정 대상이다. 개혁위원회 위원들을 선발한 실무자 말이 ‘기계과를 뽑은 게 아니라 공과대학 협의회장들을 선발한 것’이라고 했다. 공대를 이런 분들이 꽉 잡고 있어서 이런 현상이 나온 것이다.”

기계공학과 출신 학장님들이 들고 일어날지도 모를 이런 ‘도발적인(?)’ 언사를 그는 서슴지 않았다.

―소프트웨어의 이런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너무 천대를 많이 받았다는 얘기인가.

“제자들 중에 소프트웨어를 공부하고 나가서 제대로 대접받는 친구들이 별로 없다. 네이버나 다음을 만든 애들 한두 명 빼곤 없다. 제자들이 창업해서 팔러 다니는데, 정부도 제값 안 주고, 일 시키고, 불법 복제하고, 그래서 내가 엄청 화가 많이 났었다.”

그가 목에 핏대를 올리기 시작했다. 과학계에서도 ‘힘의 논리’에 밀렸고, 세상이 바뀌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이런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분개했다. 그의 설명이 이어졌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정원이 55명이다. 스탠퍼드대는 650명이다. 제조업, 조선산업 다 컴퓨터 잘하는 사람이 필요한데 상황이 이렇다. 요즘에는 복수전공을 하겠다고 이쪽으로 몰리는데, 학교 규정이 정원의 100%를 넘길 수 없다고 돼 있다. 그동안 한국의 공과대학은 힘 좋은 사람들이 만들었다. 기계과, 전자과, 전기과 전공자들이 잘나갔었지만 이미 세상이 바뀌었다. 지금도 전자과, 재료공학과 이런 데는 150명 학생을 받고 있다. 알파고가 우리 사회가 바뀌지 않으면 안 된다고 확실하게 알려준 것이다.”

김 소장의 이어지는 독설을 진압하기 위해 30년 전 한 잡지에 실린 그의 글 얘기로 화제를 돌렸다.

―정확히 30년 전인 1986년도에 한 과학잡지에 인공지능을 소개하는 글을 썼던데 그때와 지금 뭐가 달라졌나.

“컴퓨터 하는 사람들은 개념적인 얘기를 한다. 알파고 사건은 70년 전 컴퓨터가 발명됐을 때 이미 예견했어야 한다고. 왜냐하면 컴퓨터는 더하기 빼기를 하려고 만든 게 아니다. 컴퓨터는 사람 생각을 옮길 수 있는 기계다. 순차적으로 지시를 하면 차례차례 자동으로 수행한다. 그러니까 생각을 자동화하는 기계다. 개념적으로 그렇다. 그런 것이 발전하면 어떻게 되겠나. 인공지능 하면 공상과학영화에 나오는 것으로 생각했다. 그땐 기술 수준이 낮아서 100년이나 걸릴까 얘기했는데, 이번에 컴퓨터가 만들어진 지 70년이 됐다. 인공지능도 그렇고. 70년 동안 기술이 계속 발전해 여기까지 온 것이다.”

―30년 전 그 얘기를 이제 한국에서 바둑 대결이 벌어지면서 알게 된 것인가.

“대한민국에는 정말 큰 행운이다. 박근혜 대통령께서도 ‘역설적 행운’이라고 하셨는데. 알파고 때문에 관심이 높아진 건 사실이다. 하드웨어는 돈을 주고 사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소프트웨어는 그렇지 못했다. 그래서 소프트웨어 산업이 열악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요즘은 소프트웨어가 아닌 게 없다. 자동차 소프트웨어라고 한다면 그게 생명을 관제한다. 토요타 급발진 사태는 소프트웨어가 잘못됐다는 걸 증명했다. 안전은 소프트웨어다. 원자력발전소, 기차, 비행기 다 소프트웨어인데 잘못되면 큰일 난다.”

―알파고의 승리가 무섭게 느껴졌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 이유는 지금 기술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해서 그렇다. 두 부류가 있다. 인공지능을 30년 전에 공부했던 다른 분야에 있는 사람들은 ‘그때 보니깐 별거 아니더라’하고는 자기 분야에서 다른 일을 했다. 그런 사람들이 많다. 소프트웨어 별거 아닌데, 적당히 하면 되는 거지 하고 생각한다. 이 분야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모른다. 또 한 부류는 민간인들이다. 공상과학소설과 인공지능을 구분하지 못한다. 기계가 지배하고 인간을 죽이고 이런 얘기를 하는데, 그건 과학의 영역이 아니다. 지금 인공지능은 의사결정을 합리적으로 하려고 만든 기계다. 계산을 빨리하고 바둑을 어디다 놓고 이런 거는 잘한다. 사람이 하는 일을 흉내 낸다. 사람들이 하기 어려운 것을 도와주는 게 인공지능이다. 단순하게 더하기 빼기는 소프트웨어라고 하는 거지. 형태는 똑같다. 최근에는 데이터로부터 학습을 시키는 기능을 발견했다. 50년 전에도 그런 거 하면 좋겠다 해서 연구를 했는데 잘 안 됐다. 2010년에 들어와 굉장히 잘된다.”

―그게 딥러닝(deep learning)이라는 것인가.

“그렇다. 2010년이면 나도 연구에서 손을 놓은 시점인데 그때 나온 것이다. 예를 들어 보겠다. 인공지능이 물체를 인식할 때도 이건 컵이다, 호랑이다 등 보는 방향에 따라 달라 어려웠다. 그래서 2010년까지 30∼40%밖에 맞히지 못했다. 그랬는데 딥러닝이 나온 이후에 80∼90%까지 맞히기 시작했다. 예전에는 사람이 인공지능에게 알려줬다. 예를 들면 모양이 동그랗나? 털이 있나? 그럼 고양이다. 이런 식이다. 그런데 요즘에는 데이터를 보고 그게 뭔지 맞힌다. 차원이 달라진 것이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웬만한 학문하는 사람들이 구조조정당하는 것이다. 예전에 전문가들이 하던 것을 이제는 딥러닝이 더 잘한다. 바둑도 마찬가지다. 고수들이 ‘똥수’ 뒀네 했는데 나중에 보니 ‘묘수’였다. 최근 포스텍 총장을 만났을 때도 1학년부터 머신러닝을 가르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건 보통 사건이 아니다. 인류 문명이 바뀌는 거다. 이런 얘기를 했다. 우리 같은 사람들은 안다.”

‘소프트웨어 전도사’인 자신이 10년 떠들어도 ‘씨도 안 먹히던’ 얘기를 알파고가 얘기해줘 큰 행운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세돌 9단이 한 판 이긴 것은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

“그게 또 행운이다. 알파고가 다섯 번을 연속으로 이겼으면 우리 국민이 알파고는 신이라고 생각했을 거다. 인공지능은 전지전능하구나 하면서 맹신했을 거다. 그런데 인공지능도 못하는 게 있다는 것을 또 알았다. 인공지능을 공부하는 사람들은 한계를 알고 있다. 알파고는 확률적으로 두는 프로그램이다. 예컨대 10번 중 8번 이긴다 하면 그곳에 수를 두는 거다. 어쩔 수 없이 두 번 지는 경우가 생기는 거다. 그게 한계다. 그걸 다 이겼으면 많은 사람이 10대 0으로 모두 이기는 줄 알겠지만 그건 아니다.”

―알파고의 실수가 만일 의료 분야 같은 곳에서 일어난다면 큰일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한다.

“그러니까 고민할 게 엄청 많다. 우리 사회가 알파고를 계기로 어떻게 변해야 하는지를 다 같이 고민해야 한다. 예컨대 환자의 병을 의사가 80% 맞히는데 인공지능이 90% 맞힌다고 가정해 보자. 이럴 경우 사람들은 인공지능을 쓰겠느냐고 물으면 쓴다고 할 것 같지만 아니다. 인공지능이 100%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람이 실수하면 봐주지만 기계가 실수하면 안 봐주기 때문이다.”

―인공지능이 미래의 일자리를 잠식한다는 얘기도 나온다 .

“맞다. 일자리 문제는 큰 문제다. 어쩔 수가 없다. 내가 회사의 사장이라면 사람보다 비용이 싸고 불만도 없으니까 24시간 돌릴 거다. 문제는 그렇게 해놓고 ‘어떻게 대처할래’ ‘어떻게 해야 행복하게 살래’라는 문제가 대두된다. 그래서 내가 주장하는 게 ‘인공지능 시대는 유토피아’라는 것이다.”

김 소장의 주제는 어느새 과학에서 경제학, 철학의 문제로 넘어가고 있었다. 그는 ‘인공지능 선언문’이란 게 있다고 소개했다. ‘인공지능이 만든 부(富)는 인공지능 때문에 소외된 사람들과 나누면 유토피아가 된다’라든가 ‘공산주의 몰락에서 보듯 생산성을 넘어가는 복지는 파괴적’이라는 등등의 얘기다.

―기계가 일자리를 뺏어 가는데 어떻게 유토피아가 되나.

“일자리 문제가 심각한데 그냥 놔두면 지옥이 된다.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야 한다. 기계가 옷을 입고 소시지를 먹지는 않는다. 전 세계의 2%만 농사를 지으면 인류가 다 먹을 수 있다. 문제는 분배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은 남는데 아프리카는 굶는다. 나눠 쓰면 유토피아가 된다. 남는 시간에 인간답게 살면 된다. 친구 만나서 놀고, 문화예술 즐기고 하면 된다.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기후재앙, 불치병 이런 것도 해결하려 하고, 우주도 가보고 멋있는 일을 하는 거다. 의식주는 해결됐으니 남는 시간에 인간답게 사는 것을 해보자는 것이다. 먹고살 게 없을 때 악다구니하고 싸우는 거다. 충분한데 왜 싸우겠나.”

김 소장의 주장은 다소 ‘이상론’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래서 현실적인 문제를 다시 지적했다.

―인공지능 접근성에 따른 양극화 문제가 우려된다.

“양극화 그게 꼭 나쁜 거냐. 돈 잘 버는 사람 만나면 배 아픈데, 배 아프지 않는 약만 먹으면 얼마나 낙원이냐. 수십조 원을 번 사람도 밥 더 못 먹는다. 옷 더 못 입는다. 돈 있는 게 의미가 없다. 그 사람들이 그 돈 가지고 좋은 데 써라. 페이스북의 마크 저커버그처럼 99% 기부해서 기아 문제 해결하고 복지 문제 해결하라는 것이다. 남이 돈 버는 것에 대해 배만 안 아프면 낙원이 되는 거다. 남이 돈 벌 때 배 아프지 않는 약만 먹으면 된다.”

소프트웨어 학자가 자본주의에 대한 철학적 접근까지 하는구나 싶었다. 그는 실제로 이 문제를 깊이 고민해 왔다. 그에게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지적하는 것이냐고 다시 물었다.

“내 주장은 자본주의를 달리 해석하자는 거다. ‘솔루션 자본주의(solution capitalism)’라는 거다. 경제학자도 아닌데 내가 이런 얘기를 하고 다닌다. 뭐냐 하면 지금까지는 자본주의 하면 가장 희소자원이 자본이다. 자본이 있고 회사는 자본을 댄 주주 이익을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시장에서 경쟁한다. 그래서 시장은 냉정하다. 그런데 자본은 나누면 반으로 준다. 내 주장은 그렇게 보지 말고 희소자원을 지식으로 보자는 것이다. 지식으로 보면 지식은 나눌수록 증가한다. 국내총생산(GDP)이 높으면 발전이고 낮으면 퇴보가 아니라 해결책, 솔루션이 풍부하고 충분하냐, 이런 걸 발전이라고 보자는 것이다. 예전에는 소식을 전하려면 편지를 써서 서울로 보냈지만 세상이 발전하니까 우편으로 보내다가 스마트폰으로 보내고 하지 않나. 춘향이가 이몽룡과 소통하는 방법이 풍부해지는 세상, 말하자면 내가 가진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론이 풍부해지는 세상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럼 이제 한국은 미래 세대를 위해 어떤 교육을 해야 할까. 자연스럽게 얘기는 초·중·고에서의 소프트웨어 교육으로 이어졌다.

―초·중·고 소프트웨어 교육과정이 개설된 것도 김 소장의 주장으로 이뤄졌다고 들었다.

“나 혼자 했다고 하면 건방지다고 하겠지만 큰 목소리로 떠들었다. 알파고와 이세돌 대결이 끝나고 청와대에 가서 얘기하고 나올 때 박 대통령께 이거 결정한 게 대통령의 최고 업적이 될 수도 있다고 말씀드렸다. 알파고 열풍 속에서 소프트웨어 교육을 안 시키고 있었으면 강남 엄마들이 시위하고 그랬을 거 같은데, 정부가 준비하고 있는데 (이런 일이 생겨서) 다행이다. 반대도 많았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도 반대했다. 교사들 업무가 넘친다고 했다. 설득도 하고 강연도 하고 바빴다.”

―교사들 수준이 따라가지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준비가 안 됐다는 얘기가 있었다. 그렇다고 준비될 때까지 언제 기다리나. 그냥 하다 보면, 꾸역꾸역 가다 보면…. 학부모들 관심이 높아져서 호응이 따라온다.”

김 소장은 “내가 생각하는 소프트웨어 교육의 방향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해봐라’이다. 수능과목에 들어가지 않으면 안 한다는 우려도 있지만 과목에 넣지 말고 그냥 해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도 그런 철학으로 가야 한다는 게 그의 소신이다.

―지금의 평준화 교육은 어떻게 보나.

“잘나가는 애들은 잘하게 해야 한다. ‘잘하는 사람들은 1% 안에 들어라. 우리는 99%에 있을 게’ 이런 게 안 되면 서로 퇴보하는 거지. 내가 부러워하는 게 미국하고 중국이다. 역동성 차원에서 우리나라가 쫓아갈 수가 없다. 중국은 작은 회사가 2∼3년 지나면 갑부 되는 애들이 막 나타난다. 우리는 지난 30년간 없다. 재벌 아들들밖에 없다.”

―지금 한국의 인공지능 수준과 현실에서 어떤 방법론으로 가야 하나.

“대기업 중심으로는 안 된다. 창업기업들이 해야 한다. 일자리도 창업에서 생기는 것이다. 미국에서 지난 25년 동안 일자리 3분의 2를 5명 미만 회사가 만들어줬다. 대기업은 주주의 이익을 위해 이익을 극대화하려다 보니 사람을 쓸 이유가 없다.”

그는 한국의 기업문화도 바뀌어야 혁신이 계속 일어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10여 년 전 나온 구글의 스트리트 뷰 아이디어가 한국의 기업문화였다면 받아들여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김 소장은 “직장상사에게 혼나는 것이 두렵지 않고 엄청난 자료 없이 단 한 장의 자료로도 상사와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 방승배 차장 (경제산업부) bs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