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lobal Focus >MS·구글도… 美 대선판서 한몫 잡은 ‘IT 공룡’

최대 11兆 자금 풀리는 거대 시장
‘맞춤형 유권자 정보’ 캠프에 제공
정치광고-경선 결과 예측 수입도

미국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이 올해 미국 대선에 유독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를 근거로 선거 결과를 예측하는 모델을 검증하는 훌륭한 시험대인 데다, 4년마다 한 번씩 거액의 선거자금이 뿌려지는 대선 특수에 따른 수익성도 짭짤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특히 올해 대선에는 최대 100억 달러(약 11조3470억 원)의 정치자금이 풀릴 것으로 전망되면서 IT 기업들이 너도나도 선거에 뛰어들고 있다.

가장 적극적인 IT 기업은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올해 대선을 앞두고 정치 관련 인력을 2배로 늘렸으며, 계약을 맺은 대선 후보 캠프에 세분화한 맞춤형 유권자 정보에 접근할 권한을 제공하고 있다. 대표적 기능이 ‘새로운 타운홀 미팅’으로, 특정한 정치 정보에 ‘좋아요’나 ‘공유’를 누른 가입자들을 ‘정치 영향력층’으로 구분해 선거 캠프가 접근할 수 있게 하는 방식이다. 실제로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2위를 달리고 있는 테드 크루즈(텍사스) 상원의원 캠프는 이 기능을 구매했으며, 크루즈 의원을 지지하는 슈퍼 정치활동위원회(PAC)인 ‘킵더프라미스(Keep the Promise)’는 지난 1월 한 달에만 페이스북 광고비로 10만 달러를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최근 “페이스북이 선거 관련 서비스로 얼마나 수익을 내는지는 불명확하지만, 올해 온라인 정치광고 집행비는 10억 달러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정치광고 집행비의 절반가량이 SNS 광고에 사용되며, 이 중 대부분은 페이스북 광고비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마이크로소프트·구글도 이번 선거에 적극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난 2월 1일 첫 민주·공화당 경선지인 아이오와 코커스의 경선 결과를 집계하는 기술을 제공했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연구기관인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는 대선 결과를 예측하는 ‘프리딕트와이즈(PredictWise)’ 프로젝트를 통해 올해 대선 경선 결과를 예측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의 검색엔진 빙(Bing)은 ‘머신러닝 예측 모델’을 활용해 여론조사·시장예측·인터넷검색 기록 등을 종합 분석해 예측치를 내놓는데, 지난 19일 뉴욕 경선을 앞두고 내놓은 민주당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과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의 대승은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구글의 트렌즈(trends)도 인터넷 검색과 온라인 설문, SNS 활동 등을 기반으로 한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경선 결과를 예측하고 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구글은 지난 3월 공화당의 플로리다 예비경선에서 1위 트럼프의 승리를 정확하게 예측했다”면서 “전통적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을 아직 따라잡을 수준은 아니지만, 충분히 여론 동향을 읽을 수 있는 보조적 수단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 신보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