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의원 기득권 탓 개정 ‘차일피일’

  • 문화일보
  • 입력 2016-04-26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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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규제심한 日모방한 法
20대 국회선 꼭 전면개정해야”


현행 선거법은 제정 당시부터 우리 상황과 맞지 않는 일본·미국의 법 체계를 모방해 만들어졌고, 이후 관권선거 등 부정선거가 기승을 부리면서 지속적으로 규제 조항들이 추가되거나 강화됐다. 이에 따라 선거풍토가 획기적으로 개선된 상황에서는 현실과 괴리된 조항이 많다는 비판 목소리가 높다. 그러나 선거운동을 규제할수록 정치신인들의 진입 장벽이 높아져 결과적으로 현역의원에게 유리한 선거운동 환경이 조성되는 ‘현역의원 기득권’에 부딪혀 개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이 땜질식 처방이 아닌 선거법의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는 제언을 내놓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에 따르면 각종 선거를 규정한 법이 공직선거법으로 통합된 것은 지난 1994년이다. 각각의 선거별로 적용하던 대통령선거법, 국회의원선거법, 지방의회의원선거법, 지방자치단체장선거법 등을 흡수해 통합법률로 제정됐다. 국회의원선거법의 경우 1947년 대한민국 수립을 위한 국회의원 선출을 위해 제정됐다. 미군정 체제에서 미국식 선거제도를 답습해 소선거구제를 채택하고, 선거운동 방법에 대한 특별한 규제는 없었다. 이후 계속된 선거에서 선거부정은 계속됐고, 결정적으로 1960년 3·15부정선거로 관권선거 문제가 제기됐다. 이후 독립 헌법기관인 중앙선관위가 탄생했고, 선거법은 규제가 대폭 강화되는 추세로 개정이 이어졌다. 1994년 일본의 공직선거법을 모델로 하나로 통합되면서 기존 개별 선거법은 폐지됐다. 선거법 전문가인 황정근 변호사는 “선거법이 규제가 심한 일본 법 체계를 모방해 제정됐고, 이후 문제가 제기된 조항에 대해 땜질식 개정을 계속하다 보니 전체 법체계가 어그러진 상황”이라며 “20대 국회에서는 전면 개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전면 개정을 위해서는 입법을 맡은 현역 의원들이 스스로 기득권을 포기해야 하는데 이를 기대하기란 쉽지 않다. 이번 총선에서 경선을 통해 낙선한 한 예비후보는 “선거법을 완화하면 신인들에게 유리한 결과를 가져다주기 때문에 현역들이 절대 자발적으로 개정에 나서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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