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후’가 사골?… KBS 度넘은 ‘우려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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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보름 전 종방됐지만
관련행사·콘텐츠 활용 줄줄이
후속극 ‘마스터’ 시청률 ‘뚝’

“‘태양의 후예’가 사골인가요?” KBS 2TV 드라마 ‘태양의 후예’와 관련된 기사나 인터넷 게시판에서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는 시청자 의견이다. 드라마는 보름 전 이미 종방됐으나 이를 과도하게 활용하는 콘텐츠와 행사 등이 줄지어 잡히며 오히려 반감을 사고 있다. ‘태양의 후예’ 후속 드라마인 ‘마스터-국수의 신’의 시청률은 예상 밖으로 저조해 시청자들의 반감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태양의 후예’ 편성사였던 KBS의 우려먹기는 도를 넘었다. 14일 마지막회가 방송된 후 20~22일에는 3부작으로 스페셜 방송(사진)을 편성했다. 특히 매주 금요일 방송되는 ‘나를 돌아봐’까지 결방시키는 등 정규 편성표에 손을 댔다.

22일에는 갑작스럽게 기자간담회를 열었고, 이 자리에서 정성효 KBS 드라마국장은 “2017년 방송을 목표로 제2의 ‘태양의 후예’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담당작가들은 이미 “시즌2 계획은 전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오는 5월2일에는 종방을 기념하며 또 다시 기자들을 초청한 저녁식사 자리를 잡았다. 한 언론사 기자는 “22일 간담회를 열었던 KBS 드라마국 간부들이 참석한다고 하는데 결국은 같은 이야기를 반복하는 자리가 아니겠는가”라고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KBS는 ‘태양의 후예’가 방송되는 동안 간판 뉴스프로그램인 ‘뉴스9’에 초대한 배우 송중기를 위해 6분여를 할애했고, 이 인터뷰는 타 뉴스에서 수차례 재방송됐다. 또한 ‘연예가중계’는 매주 ‘태양의 후예’ 특집을 다뤘고, 16일 첫 방송된 신규 예능 ‘배틀트립’의 출연자들은 ‘태양의 후예’의 촬영지를 찾아갔다.

KBS는 ‘태양의 후예’ 홍보에 급급한 나머지 후속작인 ‘마스터-국수의 신’에는 공을 들이지 못한 모양새다. ‘태양의 후예’는 사전제작돼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지만 ‘마스터-국수의 신’은 3월 중순 첫 촬영을 시작해 ‘쪽대본’과 ‘생방송 촬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27일 첫 방송된 ‘마스터-국수의 신’은 전국 시청률 7.6%(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해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8.7%)에 1위 자리를 내줬다. ‘태양의 후예’의 마지막회가 기록한 38.8%의 5분의 1, 스페셜 방송 시청률의 절반 정도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