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뱃속 태아 강제로 꺼낸 여성 100년형 선고

임신부를 공격한 뒤 강제로 뱃속의 태아를 꺼낸 30대 미국 여성에게 사실상 무기징역이 선고됐다.

CNN방송과 AP통신에 따르면 콜로라도주 법원은 29일(현지시간) 살인 미수와 불법 임신 중절 혐의로 기소된 다이넬 레인(35·여)에게 징역 100년을 선고했다. 콜로라도주에서는 태아를 인간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태아에 대한 살인 혐의는 적용되지 않았다.

재판부는 “흉기로 피해자의 배를 갈라 태아를 꺼낸 잔혹한 사건에는 최고형을 선고하는 것이 옳다”며 “피해자와 그 가족, 지역사회는 이번 사건으로 큰 슬픔과 충격에 빠졌고, 시민들은 당신이 진심으로 죄를 뉘우치는 모습을 보고싶어 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레인의 변호사는 피해자를 공격한 사실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지만 살인의 고의성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며 감형을 호소했다. 재판부는 레인 측의 주장을 기각했다. 레인은 재판부의 선고를 듣고 “안돼”라고 조용히 중얼거렸을 뿐 재판 내내 아무 말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레인은 지난해 3월18일 콜로라도주 롱몬트에 있는 자신의 집에 찾아온 임신부 미셸 윌킨스(당시 26)를 폭행하고 흉기로 배를 갈라 태아를 꺼낸 혐의로 기소됐다.

임신 7개월째였던 윌킨스는 인터넷에서 아기 옷 광고를 보고 레인의 집을 방문한 것으로 조사됐다. 윌킨스는 공격을 당한 직후 방으로 피신, 119를 불러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그러나 태아는 목숨을 잃었다.

간호사로 일했던 레인은 2002년 19개월 된 아들을 익사사고로 잃었다. 레인의 친척들은 레인이 아들을 잃은 뒤 또 다른 아이를 얻으려고 이 같은 범죄를 저지른 것 같다고 했지만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얘기했다.

윌킨스는 29일 피해자 법정 진술을 하며 “재판 과정에서 레인이 흘린 눈물은 스스로를 동정하는 눈물일 뿐”이라며 “레인 당신은 더 이상 이 사회에서 살 권리가 없으며 최고형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