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에 맞춰 농림축산식품부가 1일 테헤란 에스피나스 호텔에서 주최한 K-푸드 요리강좌에서 이란 여성들이 직접 담근 김치를 들어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朴 - 하메네이 회동 예정
양국 관계 발전 ‘이정표’
“54년 만에 코레아(한국)가 왔다.”
2일 이란의 수도 테헤란은 1962년 국교 수립 이후 처음으로 맞는 ‘코레아 국빈’을 환영하는 분위기가 가득했다. 거리 곳곳에는 태극기와 ‘파르참에 이란’(이란 국기의 페르시아어)이 내걸렸고, 박근혜 대통령의 얼굴 사진도 보였다. 지나가는 이란인들은 한국인 수행원과 취재진을 보고는 영어로 “코레아, 웰컴”이라고 외쳤다.
특히 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권력서열 1위인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를 만날 예정이어서 이란의 한국 환영은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메네이는 군 통수권과 전쟁선포권, 사법부 수장 임면권 등을 가진 정치와 종교의 최고 실력자인 동시에 이란 국민들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하다. 청와대는 이번 면담이 양국 관계의 발전을 상징하는 이정표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하메네이와의 면담에서 북한 핵 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분명한 반대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하메네이와의 면담은 내용 자체가 비공개인 만큼 구체적으로 그가 어떤 견해를 표명할지는 공개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청와대는 양국 외교 및 경제관계 협력과 발전을 위해서 하메네이 최고지도자와의 면담에 상당한 공을 들였다. 하메네이와 박 대통령의 만남은 중동의 시아파 사회에서 한국의 인상을 깊게 각인시키는 계기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 대통령은 2박 4일의 짧은 일정이지만 한류 전도사로서의 역할에도 적극 나선다. 테헤란의 상징인 밀라드 타워의 콘서트홀에서는 ‘문화공감’을 주제로 양국의 문화교류 공연이 개최된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과 이란 국립오케스트라가 ‘아리랑 연곡’과 ‘이븐시나’를 협연하고, 이란의 전통무예 ‘주르카네’의 시범공연과 태권도 품새 및 격파 시범공연도 펼쳐진다. 밀라드 타워 전시실에서는 오는 4일까지 한국 식문화 가치와 한국문화 체험을 주제로 한 ‘K-컬처 전시회’가 개최된다. 한지와 한복·한방의료 등 한국 전통문화 체험공간과 김치와 한식 디저트 시연·시식 공간도 마련됐다.
우리 문화와 이란 문화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지만 정부는 중동 지역에서도 한류가 뿌리를 내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란은 태권도 수련 인구가 전체 8000만여 명 중에 200만여 명에 달하고 한국 드라마 ‘대장금’의 시청률이 86%를 기록했을 정도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크다.
국립중앙박물관은 이란국립박물관과 ‘학술교류 및 협력에 관한 양해각서’를 교환하고 공동 조사·연구 및 심포지엄 공동 개최에도 나선다. 2017년에는 ‘고대 신라문화로 본 페르시아와의 문화교류’ 특별전을 이란 국립박물관에서 개최할 계획이다.
테헤란 = 이제교 기자 jklee@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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