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운업계 “초대형선박 확보에 정부지원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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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대 해운동맹은 93대 보유
한국, 선박펀드 통해 확보하면
제3동맹 출범에 영향력 커져”

한진해운이 운영자금, 용선료 협상 등 자구안을 보강해 조건부 자율협약을 재신청하고 채권단이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임에 따라 이제는 현대상선을 포함해 ‘해운업을 왜, 어떻게 살리나’가 화두가 되고 있다. 관련 업계는 양대 국적 해운사가 법정관리의 ‘벼랑’에 서 있어 자칫 세계 해운동맹에서 탈락할 수도 있는 만큼 해운동맹 재편에 대응한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전략을 짜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재 가장 시급한 요구 사항은 대형 선박 확보에 필요한 ‘실탄 지원’이다. 원활하게 대형 선박을 확보해야만 세계 해운동맹 재편에서 주도권을 끌어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1만8000TEU(20피트 길이 컨테이너 크기 단위)급 이상 초대형 선박의 경우 현재 최대 해운동맹인 2M, 내년 출범할 오션얼라이언스(OA) 등 양대 동맹이 각각 51대, 42대를 보유하거나 발주할 계획이다. 반면 나머지 해운사들은 모두 합쳐 12대에 그치고 있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2만 TEU급 선박을 보유할 수만 있다면 ‘제3 동맹’ 출범에 지대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정부 역시 이 점을 고려해 지난해 1만3000TEU급 이상 선박 확보에 펀드를 지원하겠다고 나섰지만, 현실은 낙제점이다. 12억 달러 이상에 달하는 정부의 선박펀드 계획은 부채비율 400% 이하 등 조건을 까다롭게 설정해둬 현실과 멀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았다. 지난해 말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부채비율은 각각 816.6%, 1565%에 달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 특정 산업 경쟁력 확보에 ‘혈세’가 투입되는 게 옳으냐고 지적하는 데 대해 관련 업계는 해운업을 국가 기간산업으로 바라보고 적극적 금융 지원에 나섰던 해외 사례를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세계 1위 해운업체 머스크에 수출입은행이 5억2000만 달러를 대출해준 덴마크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