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무원장 선거 ‘참종권 확대’… 사실상 직선제 건의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 18일 서울 송파구 불광사에서 열린 제2차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개회에 앞서 공동위원장 도법 스님이 발원문을 합송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계종 대중공사, 어제 결과문
내달 21일 중앙종회 결정 주목

불교 조계종이 총무원장 선출 방안을 논의해온 ‘종단혁신과 백년대계를 위한 사부대중 100인 대중공사’ 제2차 회의가 ‘참종권 확대’를 건의하는 최종 결과문을 18일 내놨다.(문화일보 5월 12일자 2면 참조)

조계종 중앙종회에 넘겨질 결과문에 ‘직선제’를 명시하진 않았으나 4월 한 달간 전국 5개 권역을 돌며 열린 지역 대중공사에서 60% 넘게 지지를 얻은 직선제를 내용상 포함한 것이라고 대중공사 관계자들은 전했다. 다음 달 21일 열리는 중앙종회에서 최종 결정을 하지만, 일단 이날 중앙 대중공사의 결과문 채택으로 참종권이 큰 폭으로 확대되면서 과거 총무원장 선거인단에 없던 재가자가 일정 규모로 선거에 참여하고 비구니 스님의 비중도 늘어날 것은 확실해 보인다.

이날 서울 송파구 불광사에서 열린 제2차 중앙 대중공사에서는 ‘직선제 채택’을 둘러싼 긴 논의 끝에 “총무원장 선출제도에 있어 사부대중이 직접 참여하는 참종권의 획기적인 확대가 다수 종도들의 뜻임을 확인하고, 종단은 종도들의 참종권이 확대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적극 추진한다”는 문구에 합의했다. 사부 대중공사의 공동위원장인 도법 스님은 이날 여러 차례 “한쪽에 치우치지 않고 다른 편에 부담을 주지 않는 불교적 합의”를 강조했다. 이에 따라 최종결정을 하게 될 중앙종회 등을 고려해 직선제를 직접 결과문에 넣지는 않지만 ‘사부대중이 직접 참여하는’ ‘획기적인’ 등의 문구를 더해 사실상 직선제를 담아낸 결과문에 합의했다고 대중공사 관계자는 전했다.

애초 직선제를 제안했던 측에서 이날 직선제의 명칭을 ‘종도참여제’로 수정 제안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 사전에 조율된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왔다. 박재현 신대승네트워크 협업미래센터 소장은 직선제 명칭 변경과 함께 출가자 선거인단 5% 이내에서 교구신도회에서 선출하는 선거 참여 재가자 범위를 제안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결과문에는 또 △선거 폐해 극복과 공정선거 실현 △불법행위에 대한 엄정한 법 집행 △총무원장 후보자가 참여하는 지역별 교구 대중공사 개최 등을 선출법 개선안에 담기로 했다.

사부대중공사는 그동안 △직선제 △염화미소법(추천위가 거른 후보 중 500명 선거인단이 3인을 선출하면 종정이 1인 추첨) △종단쇄신위원회안(추천위가 2, 3인 후보를 추천하면 2000∼3000명 선거인단이 선출) 등의 총무원장 선출 방안을 놓고 논의를 벌였고, 지역 대중공사 현장투표에서는 직선제가 60.7%로 가장 높은 지지를 받았다. 현행 방식은 각 교구에서 뽑은 321명의 선거인단(스님만 포함)이 투표하는 간선제다. 다음 달 21일 열리는 조계종 중앙종회에서 어떤 결정이 나올지 관심을 끈다.

엄주엽 선임기자 ejyeob@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