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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포럼 게재 일자 : 2016년 05월 19일(木)
3大惡 못 버리고 幕 내린 19대 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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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규섭 / 서울대 교수·정치커뮤니케이션

제19대 국회가 19일 임기 마지막 본회의를 개최했다. ‘역대 최악(最惡)’이라는 평가를 받은 19대 국회가 막(幕)을 내리고 오는 30일 제20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된다. 19대 국회 4년을 돌아보면 20대 국회가 가야 할 길이 보인다.

이번 4·13 총선에서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가 나온 것을 두고 말이 많다. 그러나 19대 국회의 법안 처리율을 눈여겨봤다면 예견된 결과였을지 모른다. 19대 국회에 접수된 법안은 모두 1만8711건이었고, 이 가운데 가결·부결 또는 폐기 등 어떤 식으로든 처리된 법안은 8343건(44.6%)에 불과하다. 18대 국회의 처리율 44.8%보다도 낮다. 전문가 중 누구도 이 기본적인 지표의 중요성을 보지 못했다. 반면, 유권자는 냉엄했고 ‘3당 구도’라는 칼을 빼 들었다.

그럼 출범을 앞둔 20대 국회는 어떻게 해야 할까? 19대 국회에서 유권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3대 악(惡)’을 국회에서 퇴출시켜야 한다.

우선, ‘정쟁(政爭)의 일상화’를 끝내야 한다. 19대 국회는 각종 사안에 대한 정쟁에 몰두하다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원 전부터 이명박정부의 ‘민간인 불법 사찰’ 파문이 정치 쟁점화했다. 그러다 야당이 이 대통령 내곡동 사저 의혹에 대한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하면서 당초 예정(2012년 5월 30일)보다 33일이나 늦은 7월 2일이 돼서야 원(院) 구성 협상이 타결됐다. 그러나 이후에도 2007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열람 논란, ‘국정원 여직원 댓글 사건’으로 첨예하게 맞서다 첫 정기국회는 법정 개원일(2012년 9월 1일)보다 29일이 지나서야 겨우 열렸다. 세월호 참사 여파로 후반기 역시 원 구성이 예정보다 한 달가량 늦어졌다. 미래창조과학통신위원회는 5개월간 한 차례의 상임위조차 열리지 않았고, 본회의는 151일간 단 한 건의 법안도 처리하지 못해 ‘입법 제로(0) 국회’라는 오명을 남겼다. 이 기간을 다 합치면 임기 대부분을 정쟁하느라 허비한 셈이다.

관심 끌기용 ‘갑질’도 퇴출 대상이다. 19대 국회에서 국정감사 피감기관과 증인 수는 역대 최다인 779곳 3482명이나 됐지만 증인 1인당 평균 답변시간은 16분에 불과했다. 국감 때마다 피감기관들에 보지도 않을 서류를 경쟁적으로 산더미처럼 요구해 갑질 논란이 일었다. 국감 기간에 TV 화면에 한 번이라도 더 비치기 위해 증인에게 고함과 호통 안 치고 넘어간 국회의원이 없을 정도다. 언론의 정량적 평가를 염두에 둔 법안 반복 제출 등 ‘묻지마 발의’, 조항별 쪼개기 등 ‘입법 꼼수’도 난무했다. 이러한 관심 끌기용 의정 활동은 없어야 한다. 이런 눈속임은 유권자들에게 더는 통하지도 않는다.

20대 국회에서 없어져야 할 마지막 행태는 ‘막말’이다. 바른사회시민회의가 18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5월부터 올해 1월 15일까지 한 차례 이상 ‘막말’ 논란에 휘말렸던 의원이 73명이나 됐다. 무려 국회의원 4명 중 1명꼴이다. 모두 주목받기 위해 내뱉는 튀는 언행들이었다. ‘막말’에는 여·야가 따로 없었고, 그 대상도 경쟁 정당 소속 의원은 물론, 자기 당의 당대표나 동료 의원, 산하 기관 관계자, 전·현직 대통령, 국무위원, 인사청문회 대상자 등 무차별이었다. 19대 국회를 통해 ‘막말’은 국회의원을 규정짓는 단어가 돼 버렸다.

아무튼 제20대 국회는 19대 국회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입법 제로(0) 국회’가 아닌 정쟁·갑질·막말 없는 ‘3무(無) 국회’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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