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與원내대표, 비대위원장 겸임 포기 검토

새 위원장 맡을 외부인사 접촉

정진석 새누리당 원내대표는 겸임 중인 비대위원장직 사퇴 문제를 놓고 또다시 고민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혁신형 비대위 구성과 인선을 놓고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 간 갈등이 고조되면서 그 사이에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면서 비대위원장을 포기 카드를 만지작 거리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비대위 진통으로 리더십이 훼손돼 원내대표 자리까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까지 받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23일 통화에서 “내가 슈퍼맨도 아니고 참…”이라고 혀를 찼다. 그는 “(당내) 주류와 비주류가 대화를 좀 해야 한다”고 했다. 비대위 구성 문제에 대해 생각이 좀 정리됐느냐는 물음에 “오늘은 말할 것이 없다”고만 했다.

정 원내대표는 최근 당 중진과 회동에서 ‘혁신형 비대위’ 구성을 합의한 뒤 자신은 원내대표직을 맡고 비대위원장은 사퇴하는 방안을 놓고 측근들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새로운 비대위원장을 맡을 만한 인사와 일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비대위원을 둘러싼 계판 간 갈등이 증폭될 경우 이를 조정하기 위해나서면 20대 원구성 협상 등이 차질을 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친박계는 여전히 비대위원 수정을 요구하고 있고, 비박계는 명단 수정은 안 된다는 입장이다. 새로운 비대위원장이 올 경우 명단 수정이 좀 더 수월하고 명분을 갖출 겨우 양 측의 반발도 잦아들 수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일단 시간벌기를 통해 혁신형 비대위원장을 찾으려는 듯한 모습이다. 그는 “나보고 독단·독선이라 하니 이제 그렇게 안 하려고 한다”며 “이제는 원 구성 협상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당 내외 인물난이 심해 이마저도 쉽지 않은 형편이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갑자기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을 찾아 구조조정과 관련한 간담회 자리를 마련했다. 골치 아픈 당내 문제로 고민하는 것보다는 민생문제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다.

박세희 기자 saysay@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