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화 “중도세력 ‘빅 텐트’ 펼쳐 새정치 마중물 되겠다”

클릭하시면 더 큰이미지를 보실 수 있습니다‘굿바이’ 25일 퇴임 기자회견을 한 정의화 국회의장이 이날 오전 출근길 국회 엘리베이터에서 거수경례를 하며 취재진에게 인사하고 있다. 뉴시스

- 정의화 국회의장 퇴임 회견

“낡은 정치구조 타파 위해
20代 출범뒤 개헌 논의해야”

“국회법 개정안 비판하는 건
민주주의 원칙 훼손하는 일”

내일 ‘새 한국의 비전’ 출범

정의화 국회의장은 25일 퇴임 기자회견에서 “낡은 정치질서를 타파하고 새로운 정치질서를 열어나가는 길에 작은 밀알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19대 국회 후반기 의장으로 오는 29일 임기가 종료되는 정 의장은 “협치와 연대의 정치개혁, 국민 중심의 정치혁신에 동의하는 우리 사회의 훌륭한 분들과 손을 잡고, 정치에 새로운 희망을 만들 수 있는 ‘빅 텐트’를 함께 펼치겠다”며 향후 정치적 행보를 밝혔다.

정 의장은 26일 자신이 이사장을 맡은 사단법인 ‘새 한국의 비전’ 출범을 하루 앞두고 개최한 이날 기자회견에서 중도 세력 규합을 통한 새로운 정치 결사체 추진을 피력했다. 정 의장은 “국민 화합과 통합을 이룰 수 있고, 초당적 협력을 이끌어내며 갈등을 녹여낼 수 있는 새로운 정치질서, ‘협치의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 “국회의장으로서 여야 어느 쪽에도 치우침 없이 초당적으로 국회를 운영해왔듯, 퇴임 후에도 정파를 넘어서는 중도세력의 ‘빅 텐트’를 펼쳐 새로운 정치질서를 이끌어내는 마중물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4·13 총선에서 드러난 민심은 ‘정치를 바꾸라’는 것”이라며 ‘협치와 연대를 기반으로 한 새로운 정치’ ‘문제를 해결하는 유능한 정치’ 등을 자신의 향후 정치적 행보의 기조로 내세웠다. 다만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의 연대 가능성 등에 대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

정 의장은 낡은 정치구조 타파를 위해 개헌과 선거제도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의장은 “시대의 요구가 바뀌면 헌법을 바꾸어내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며 “20대 국회 출범 직후 개헌 논의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행 소선거구제는 다수의 사표가 발생할 수밖에 없고 고질적인 지역 구도를 깨기 어려운 심각한 단점이 있다”며 “지역패권주의와 승자독식의 선거제도를 혁파하기 위해 20대 국회에서 중대선거구제, 권역별 비례대표제 등 선거제도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정 의장은 국회 상임위 차원의 상시 청문회를 골자로 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박근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가능성에 대해 “사실이 아니기를 바란다”며 강하게 비판을 이어갔다. 정 의장은 “상임위 청문회 활성화 부분을 두고 일부에서 ‘행정부 마비법’이라는 비판이 있다고 들었는데 국정을 감사하고, 특정한 국정사안을 조사하는 것은 헌법 61조에 규정돼 있는 국회의 당연한 책무”라고 밝혔다. 정 의장은 이어 “국민의 편에 서서 올바르게 일하라고 만든 법을, ‘귀찮다’고 ‘바쁘다’는 이유로 반발하는 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원칙을 훼손하는 일이 아닐 수 없다”며 “과거의 일부 청문회에서 나타났던 부정적 측면만 강조하며 정책 청문회 활성화 자체에 반대하는 것 또한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다’는 식의 회피성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kdhaha@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