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의 對北제재 후 단둥 창고물량 50% 급감”

정부 관계자, 무역실태 전해
北, 4월 對中수출 22% 줄어

“밀무역은 中단속 피해 급증”
30억→180억달러 분석도

중국의 대북제재 동참으로 북·중 최대 교역 창구인 중국 단둥(丹東)시 보세 창고 절반 정도가 비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교역 감소에 따른 타격을 피하기 위해 북한과 중국 사이에서는 최근 밀무역이 급증하고 있어 북한의 대중 교역액의 3배에 가까운 최대 180억 달러에 달한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대북제재에 대한 ‘루프홀(구멍)’로 떠오른 북·중 밀무역은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한 제재 효과를 반감시키고 있다.

25일 정부 고위 관계자는 “최근 대북 교역을 담당하는 단둥의 중국 기업가들로부터 ‘신의주로 향하는 단둥시 외곽에 보관된 보세창고 물건이 대북제재 이전과 비교해 50% 줄었다’는 얘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부는 지난 5월 초부터 중순까지 중국 단둥을 비롯한 접경지대에서 비공식적으로 북·중 무역 실태 현황을 파악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단둥 보세 창고는 주로 북한 당국이 TV, 건설자재 등을 수입하는 무역 루트다. 이 같은 상황은 코트라 베이징(北京) 무역관이 지난 24일 공개한 북·중 교역 통계와도 대체로 일치한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북한의 대 중국 수출 총액은 1억6138만 달러(약 1922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2.35% 급감했다. 석탄 수출액은 7222만 달러로 38.34%, 금을 비롯한 귀금속류는 37.06% 줄었다. 이와 관련, 조봉현 IBK 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단둥에서 신의주로 향하는 북한 번호판을 단 트럭 숫자가 하루 왕복 기준으로 대북제재 이전 약 100대에서 최근 50대 정도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중국 당국의 대북제재 효과가 공식 루트에서는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공식적인 북·중 교역의 감소와 달리 밀무역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조 수석연구원은 “그동안 북·중 간 밀무역 규모는 30억 달러 정도로 파악됐는데 최근에는 120억∼180억 달러에 이른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며 “밀무역 규모 확대가 사실이라면 중국 정부의 대북제재는 효과를 보기 힘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대북제재 후 중국 당국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한밤중이나 새벽 시간대 등 극비리에 밀무역이 이뤄지고 있다”며 “심지어 압록강이나 두만강 등에서 배에서 물건을 옮겨 싣는 것이 아니라 아예 배를 통째로 맞교환하는 밀무역 형태도 최근 등장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우리 정부 관계자도 “중국 정부도 밀무역을 근절하기가 쉽지는 않다”고 밝혔다.

정충신 기자 csjung@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