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구조조정>현대상선 용선료 협상 ‘막판 고비’

조디악과 ‘조정안’에 접근
실제 서명까지는 변수많아

진통을 겪고 있는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과 관련, 채권단인 한국산업은행이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밝히는 등 막바지 이견 조율에 속도가 붙고 있다. 그러나 다른 해운사 눈치를 봐야 하는 선주사 입장에서 결정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까다로운 선주사를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히고 조정안 합의에 어느 정도 다가갔다고 해도 실제 서명을 이끌어 내기까지 고려해야 할 외부 변수가 상당해 막판까지 섣부른 예측은 금물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27일 해운업계와 금융당국에 따르면 다나오스, 나비오스, CCC, 이스턴퍼시픽 등 현대상선의 컨테이너 용선주 5개사 중 유일하게 ‘버티기’에 들어간 조디악이 이번 주 들어서는 현대상선의 용선료 조정안에 관심을 보인 것으로 파악됐다.

업계에서는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 마감이 31일 예정된 사채권자 집회로 연장된 만큼 조디악이 협상에 다시 임한 것은 예정된 순서며, 서로 계산기를 두드려 본다는 점에서 나쁘지 않은 신호로 보고 있다. 조디악 측은 채권단이 큰 틀에서 목표로 정한 28.4% 인하안에 대해서는 난색을 표명하면서 20% 미만일 경우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전해 왔다. 채권단과 현대상선 역시 이 방안을 여러 가능성 중 하나로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더 큰 문제는 숫자 싸움이 아닌 외부 변수에 있다는 지적이다. 예컨대 38척의 컨테이너선을 보유한 조디악은 이 가운데 6척을 현대상선에 빌려주고 있다. 이번 용선료 조정에서 원하는 절충점을 이끌어 낸다고 해도 다른 해운사로부터 나머지 32척에 대한 재조정 요청에 시달릴 수 있다.

이근평 기자 istandby4u@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