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상시 청문회법’ 거부권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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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무회의서 재의요구안 의결… 朴, 전자결재로 재가
黃총리 “개정안 위헌소지… 새로운 행정부 통제수단”

野3당 “협치파기” 강력반발… ‘20代서 재의결’합의

박근혜(얼굴) 대통령이 27일 상시 청문회를 가능하게 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야 3당은 이를 협치(協治) 파기로 규정하고 20대 국회에서 재의결을 추진하기로 합의해 정국이 급랭하고 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9시 정부서울청사에서 임시국무회의를 소집해 국회 상임위원회의 청문회 활성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대통령 재의 요구안(거부권)을 의결했다. 이어 에티오피아를 방문 중인 박 대통령은 현지에서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재의 요구안을 전자결재 방식으로 재가했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지난해 6월 25일 국회의 행정입법 통제권한을 강화한 국회법 개정안에 이어 두 번째다. 헌정사상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는 66번째다.

황 총리는 “이번 국회법 개정안은 위헌 소지가 있다”며 “현안 조사를 위한 청문회 제도는 입법부가 행정부 등에 대한 새로운 통제수단을 신설하는 것으로 권력 분립 및 견제와 균형이라는 헌법 정신에 부합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제정부 법제처장은 임시국무회의 직후에 가진 기자회견에서 “청문회 개최 소관현안이 포괄적이어서 국정 및 기업 등에 과중한 부담을 줄 수 있고, 남용의 우려가 있는 제도를 제한적으로 시행하기보다는 그 남용의 소지를 없애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날 중으로 국회법 개정안을 19대 국회로 돌려 보낸다. 박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는 19대 국회 임기를 이틀 앞두고 이뤄졌다. 국회 사무처는 재의 요구안이 19대 국회에서 재의결되지 않을 경우 자동폐기된다는 해석과 관련해 “현재 법률적 검토를 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정의당 등 야권은 강력 반발했다. 우상호 더민주 원내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법 개정안을 거부한 것은 의회 민주주의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이라며 “20대 국회에서 재의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 역시 “청와대 회동 이후 보였던 협치의 가능성이 계속 찢겨 나가고 있다는 우려가 든다”고 지적했다. 우 원내대표, 박 원내대표,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전화통화를 하고 20대 국회에서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재의결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민경욱 새누리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들에게 “위헌성과 행정부 업무 마비 부작용 논란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지한 고민이 있어야 한다”고 언급했다.

박정경·김병채 기자 verite@munhw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