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代 국회 시작>“국회, 국정에 대한 책임의식부터 가져라”

원로·전문가 제언

“포퓰리즘 더이상 안돼
경제활성화법 처리해야”

각계 원로와 전문가들은 20대 국회의 가장 큰 과제로 ‘정치의 복원’을 꼽았다. 현재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고, 대화와 타협을 시도한다면 국회가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30일 통화에서 “정치가 실종되면 외부의 침입을 받고, 내부는 극심한 분열과 갈등으로 치달았던 것을 역사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며 “국회는 자신들의 권한을 키우는 데만 몰두하면 안 되고 국정을 함께 책임지는 일원이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경제활성화 입법을 신속하게 처리하고 국회선진화법도 없애야 한다”며 “국민도 국민의 대리인 자격이 없는 정당이나 의원에게 다시는 표를 줘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여소야대였던 13대 국회에서 원내총무를 지낸 김원기 전 국회의장은 “여소야대 정국일 때 협상을 더 잘해서 법안을 해결한 사례가 있다”며 “협상하지 않으면 한 발짝도 못 나갈 현실이었기 때문에 여당이 비민주적인 법을 개정 또는 폐지하고, 청문회 등 국회 운영과 관련된 여러 가지 제도도 13대 국회에서 생겼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은 당시보다 여야의 간극도 크지 않다”며 “여당은 협상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야당은 책임이 있기 때문에 타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임채정 전 국회의장은 “여야가 현재 위기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에 대해 인식을 공유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인식의 공유 위에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내용이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한 전 국회의장은 “과거의 문제점이나 잘잘못을 따지기보다는 20대 국회의원들이 어떻게 하면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있을 것인가를 가장 먼저 생각한다면 답이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은 포퓰리즘을 정치 실종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박 전 의장은 “얼마 전부터 포퓰리즘이 너무 심해져서 경제도 어려워지고, 정치도 망가졌다”며 “국회가 좀 더 진지해지고 순진해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정치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 초선 의원들의 역할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이현우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20대 국회에서 40%가 넘는 초선 의원들이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초선 의원들이 새로운 모임을 만들고, 여론의 지지를 받는다면 지금까지의 정치 문화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김병채·유민환 기자 haasskim@munhwa.com